미디어 공통 탄생 초읽기…막대한 부채-반독점 규제 '걸림돌'
  • ▲ 워너브라더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워너브라더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의 미디어 대기업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또 다른 미디어 기업인 파라마운트 글로벌이 초기 단계의 합병 협상을 하고 있다고 CNBC를 비롯한 매체들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와 밥 바키쉬 파라마운트 CEO가 19일 회동해 합병에 관해 대략적인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가 파라마운트를 흡수합병하거나 파라마운트의 모회사인 내셔널 어뮤즈먼트를 인수하는 방식 중 하나를 택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인수 가액과 합병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들 기업 모두 관련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았다.

    두 회사 합병 논의 소식은 최근 파라마운트사의 기업 향방에 대한 추측이 활발한 가운데 나왔다.

    파라마운트는 지주사인 내셔널 어뮤즈먼트가 소유하고 있다. 내셔널 어뮤즈먼트의 최대 주주는 미디어 거물인 故 섬너 레드스톤의 딸인 샤리 레드스톤이다. 그는 최근 영화제작사인 스카이 댄스 미디어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도 레드스톤의 행보에 따라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회사의 막대한 부채가 M&A의 걸림돌로 여겨진다. 워너브라더스는 2년 전 디스커버리를 인수하면서 대량의 부채를 떠안았다. 3분기 기준으로 부채 규모는 451억달러를 기록했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의 4배 수준이다. 때문에 디스커버리 인수 2년 만에 또 다른 대형 미디어 그룹을 매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라마운트 역시 케이블 TV 시장이 붕괴하면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 파라마운트의 부채 규모는 140억달러를 기록했다. EBITDA의 6.1배에 달한다.

    반독점 규제 당국의 조사도 난제 중 하나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 M&A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디즈니가 폭스그룹을 인수한 것도 전 정부 시절에 이뤄졌다.

    TD 코헨의 애널리스트 더그 크루츠는 "이번 정부 들어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미 법무부(DOJ)가 독점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워너와 파라마운트가 인수에 합의해도 두 당국의 엄격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