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US스틸 인수 CFIUS 심의 요청국가안보 우려 커지자 연방기관 검토 착수CFIUS, 합병 반대 의견 내면 대통령에 회부
  • ▲ 일본제철 본사. 200804 ⓒ연합뉴스
    ▲ 일본제철 본사. 200804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승인하기 전에 이번 거래가 국가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각)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긴밀한 동맹국의 기업일지라도 외국 기업이 이 상징적인 미국 기업을 매수하는 게 국가안보와 공급망 신뢰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정말 면밀히 조사해야 마땅해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이것은(이번 합병) 의회가 권한을 부여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강화한 범정부 외국인투자위원회가 면밀히 조사할 준비가 된 종류의 거래로 보인다"며 "행정부는 그런 조사가 이뤄지면 그 결과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적절한 경우 행동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양사는 일본제철이 US스틸을 141억달러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철강 생산량 증가와 탈탄소화 노력 가속화를 위한 최고 기술자들의 결합 등으로 인수의 장점을 강조했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이 언급한 조사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심의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CFIUS는 45일 이내에 거래 검토를 완료해야 한다. 그 후 위원회는 또 다른 45일간의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런 다음 CFIUS는 거래를 승인하거나, 국가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완화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인수합병안 추진이 중단되어야 한다는 결론이면 이를 대통령에게 보낸다. 이 경우 내년 대선을 앞둔 친노조 성향인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US스틸과 일본제철은 CFIUS에 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주 등 과거 철강산업이 부흥했으나 외국과 경쟁에 밀려 쇠락한 이른바 '러스트 벨트'의 정치인들은 US스틸 매각에 반대하며 CFIUS가 거래를 막을 것을 촉구해왔다.

    민주당 존 페터먼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은 이 인수안을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철강은 항상 안보 문제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하원의원(오하이오)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CFIUS의 신속한 검토를 요청했다. 공화당의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과 다른 두 명의 공화당 의원은 국내 철강 생산이 "미국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며 CFIUS 위원장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게 이 합병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미 철강노조(USW)는 국가안보와 근로자 보호 측면에서 이 합의를 반대했다. 미 제조업의 상징인 US스틸은 철강과 자동차 산업의 생산 기지가 집중된 펜실베이니아에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2020년의 대선에서의 경합 주 7개 곳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 견제 등에 협력해야 하는 주요 동맹인 일본의 US스틸 인수를 막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깐깐한 심사를 예고한 것이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대통령은 US스틸이 2차 세계대전 때 '민주주의의 무기고'의 필수 부분이었고, 여전히 우리 국가안보에 중요한 국내 전체 철강 생산의 핵심 요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은 기반시설부터 자동차, 우리의 청정에너지 미래까지 모든 것에서 미국 제조업의 근간"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철강기업을 중국과 다른 국가의 불공정하고 시장을 왜곡하는 무역 관행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행동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USW는 이런 모든 노력의 선두에 있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노동조합 조합원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노동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