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유통 시장 활성화각종 주제로 열리는 팝업스토에 젊은층 열광백화점도 팝업 효과에 주목… 미래고객 확보 위해 팝업 키우기 나서
  • ▲ 디즈니 100주년 팝업. ⓒ문은혜기자
    ▲ 디즈니 100주년 팝업. ⓒ문은혜기자
    더현대서울과 성수동의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라는 것과 ‘MZ세대들이 끊임없이 찾는 곳’이라는 점이다.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유통의 성장세가 급격히 커지지면서 ‘MZ세대가 자발적으로 찾는 공간’에 대한 주목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 웨이팅은 기본… 추운 날씨에도 각종 팝업 방문한 인파로 성수동 ‘북적’

    기자는 지난 27일 ‘디즈니 100주년 팝업’, ‘카누 온더테이블’, ‘코카콜라 크리스마스’ 등이 열리고 있는 성수동을 찾았다. 평일 오전임에도 2호선 뚝섬역부터 성수역까지 성수동 일대가 젊은이들로 붐비고 있었다. 

    뚝섬역 8번 출구에서 약 100m 거리에선 ‘디즈니 10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중이다. 오픈 시간은 오전 12시. 사전예약이 없는 탓에 현장에서 직접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젊은이들부터 해외 여행객,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까지 웨이팅을 마다하지 않았다.

    디즈니 팝업 안내자는 “오픈이 12시인데 오전 9시부터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인기 팝업인 만큼 현장 예약은 20분이면 모두 마감된다”고 말했다. 12시 20분쯤 도착한 기자는 현장 예약에 실패했다. 이날 예약에 성공한 인원은 500여 명 정도다. 

    연인과 함께 디즈니 팝업을 찾은 한 대학생 A씨는 “나름대로 빨리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줄이 이렇게 길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아이와 함께 팝업을 찾은 B씨 또한 “디즈니 캐릭터들을 볼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왔는데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며 “기다려서 볼 엄두가 안난다”고 말했다.
  • ▲ 성수동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팝업들. ⓒ문은혜 기자
    ▲ 성수동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팝업들. ⓒ문은혜 기자
    디즈니 뿐 아니라 뚝섬역에서 성수역까지 걸어가는 길목마다 각종 브랜드, 제품, 먹거리 등 다양한 팝업이 열리고 있었다.

    GS25가 운영하는 ‘도어투성수’에서는 현재 코카콜라 크리스마스 팝업이 진행 중이다. QR코드를 찍으면 몇명이나 웨이팅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디즈니 팝업 입장에 실패한 기자는 코카콜라 팝업 입장을 시도했다. ‘대기 50명, 대기시간은 약 50분’. 입장시간이 가까워지면 카카오톡을 통해 알람이 온다.

    코카콜라 팝업 안내자는 “매일 약 1000명 정도가 이곳을 방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 카누 팝업 입구. ⓒ문은혜기자
    ▲ 카누 팝업 입구. ⓒ문은혜기자
    50분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이날 유일하게 사전예약을 해놓은 ‘카누 온더테이블’ 팝업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팝업들이 몰려있는 메인 거리와는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카누 팝업은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 3월부터 두 달 간 열린 ‘카누 하우스’ 팝업에는 6만 여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1000명 정도 방문한 셈이다. 상반기에 연 팝업 흥행에 힘입어 동서식품은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카누 온더테이블’을 이달 8일부터 진행 중이다. 지난 주말까지 이곳에 다녀간 방문객만 벌써 1만3000여명에 이른다.

    카누 팝업 담당자는 “하루에 800명 넘게 방문객이 다녀간다”며 “시간대별로 사전예약이 가능하고 현장에서 즉석으로 방문하려면 2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누 팝업을 방문한 모녀는 “사전예약으로 방문했다”며 “다른 팝업과 달리 실내 대기공간도 있고 입장시간도 예측 가능해 추운 날씨에 밖에서 떨며 기다릴 일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 ▲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쿵야 레스토랑즈 팝업. ⓒ롯데백화점
    ▲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쿵야 레스토랑즈 팝업. ⓒ롯데백화점
    ◇ ‘팝업 열풍’에 백화점도 가세… 더현대서울, 이틀에 한 번 꼴로 팝업 오픈

    특별한 홍보 없이도 MZ세대가 자발적으로 모이는 ‘팝업’ 열풍에 전통 유통강자인 백화점들도 가세한 상황이다. 

    특히 평균 이틀에 한 번 꼴로 새로운 팝업을 선보이는 더현대서울의 경우 성수동 못지 않은 ‘팝업 맛집’으로 불린다. 올해만 해도 슬램덩크, 아이앱스튜디오, 가수 영탁, 푸바오 등 다양한 주제로 팝업이 열렸는데 1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팝업도 상당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진행된 팝업만 180회 이상은 된다”고 말했다.

    더현대서울 팝업이 유명해지며 젊은 고객들이 몰리자 신세계와 롯데백화점도 팝업 열풍에 뛰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헬로키티의 49번째 생일을 기념해 센트럴시티와 강남점 지하 1층에서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12일간 진행된 팝업스토어에는 2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고 평균 대기시간도 3시간 이상일 만큼 인기를 끌었다. 매출액은 10억원을 웃돌며 캐릭터 팝업 중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헬로키티 팝업 매출은 신세계백화점에서 진행된 팝업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이라며 “볼펜, 스트랩 등 가격대가 높지 않은 상품 위주의 팝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잠실점(본관, 에비뉴엘, 월드몰 포함)에서만 총 200여 개의 팝업을 선보였다. 특히 월드몰 1층에는 MZ세대 고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대형 팝업을 진행하는 ‘아트리움’을 운영 중인데 작년 대비 올해 1~11월 2030 고객수가 10% 가냥 증가했을 정도로 효과가 상당했다.

    최근에 진행한 ‘쿵야 레스토랑즈’ 팝업의 경우 일 평균 약 1만명이 방문했고 ‘라인프렌즈’(23년 4월), ‘포켓몬’(23년 2월, 5월) 등 캐릭터 팝업과, 맨시티 선수들이 직접 방문해 화제가 되었던 ‘푸마 시티’ 등 팝업들도 일 평균 1만명 이상 다녀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에는 팝업이 백화점에 입점되지 않은 신규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였다면 최근에는 단순 상품 구매를 넘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터와 같은 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팝업을 통해 기존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임과 동시에 새로운 고객의 유입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