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DS단석 등 신규 상장주 주가 급등락 지속IPO '따상→따따블' 제도 변경 이후 이례적 공모주 열풍당초 시장 가격 발견 기능 강화 목적…취지 퇴색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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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신규 상장하는 공모주들의 주가가 급등락 널뛰기를 반복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 6월 공모주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격 제한 폭 확대 조치를 시행했지만, 이미 본질이 퇴색됐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올해 기업공개 마지막 주자로 나선 DS단석은 상장일 공모가(10만원) 대비 300% 오르며 이른바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DS단석은 다음 거래일인 26일에는 16.25%(6만5000원) 내린 3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 셋째 날인 27일에도 15.82% 급락하는 등 주가는 3거래일간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 기간 추격 매수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상장 첫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1566억원, 267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1879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이틀과 사흘째에도 홀로 매수 우위를 보이며 물타기에 나섰다.

    앞서 지난 12일 상장한 LS머트리얼즈도 상장일 장 초반 공모가(6000원) 대비 가격 제한폭 최대치인 300% 오른 2만4000원에 도달해 마감했다. 다음 날 또다시 상한가를 기록한 LS머트리얼즈는 그 이후에도 한동안 10~20%대 상승‧하락세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규 상장주의 주가 널뛰기는 지난달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후 나타난 모습이라고 분석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예상 밖 주가 돌풍 이후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후 상장한 에코아이(80%), 한선엔지니어링(162%), 그린리소스(208%) 등은 상장 당일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에코프로머티의 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서 후속 IPO 딜에도 자금이 쏠렸다"라며 "개인투자자 유입세에 힘입어 연말 신규 상장주들이 일제히 올랐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PO 시장이 급격히 과열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증권사 본부장은 "공모가의 적정성보단 당장 내일 주가가 오를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공모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적정 가격 형성 과정에서 변동성이 늘어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투자자들"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지난 6월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을 400%까지 확대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당 제도 적용 이후 공모주들이 오히려 더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지난 6월 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가격 변동 폭을 공모가의 60~400%로, 수익률은 최소 –40%에서 최대 +300%로 확대한 바 있다.

    이 제도는 당초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으나, 취지가 퇴색되면서 기업의 실적이나 체력과는 관계없이 자금이 몰리는 행태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의 안일한 제도개선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라며 "IPO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선 투자자들을 지금보다 더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개선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