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제품 출시 완료전기차 배터리 효율 높이기, 윤활유 역할 중요BIS리서치, 연평균 29% 성장 2030년 20조 규모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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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오일뱅크
    국내 정유사들이 '전기차용 윤활유'로 새 수익성을 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윤활유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각의 제품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가 뒤늦게 윤활유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국내 대표 정유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 모두 윤활유 시장 진출을 완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현대엑스티어 EVF'(Electric Vehicle Fluid)를 내놨다. 국내외 모든 전기차에 사용 가능한 '톱티어'(Top-Tier) 제품과 테슬라 등 일부 차량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드티어'(Mid-Tier) 제품 등 2종을 함께 공개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내연기관에 들어가는 윤활유와 달리 냉각과 배터리 효율 향상을 위해 사용된다. 운행 중 모터와 기어의 열을 빠르게 식히고 차량 내부에서 불필요하게 흐르는 전기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조휘준 HD현대오일뱅크 윤활유 사업 본부장은 "치열한 기술 개발로 유럽 시장 등 까다로운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것이 내년 목표"라며 "앞으로도 전기차용 윤활유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로의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정유사들끼리 경쟁도 치열해질 예정이다.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는 전 세계 전기차 윤활유 시장이 2022년 2조원에서 연평균 29%씩 성장해 2030년 약 20조원 이상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엔무브는 2010년부터 일찌감치 프리미엄 브랜드인 '유베이스'를 기반으로 전기차용 윤활유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2040년에는 글로벌 최상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각각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인 '킥스 EV'와 '에쓰오일 세븐 EV'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장기적인 성장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운송 수단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며 "필수품으로 사용되는 윤활유 시장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다"며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를 향상시키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