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 지분 5.7% 전량 매도, 1200억원 규모임사 주총서 등기이사·의장직 내려놔현 회장 빈자리 우군이 차지, 경영권 지켜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뉴데일리DB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뉴데일리DB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약속대로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주식까지 정리했다.

    현정은 회장은 앞서 지난달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이유로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이사회 의장직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 회장은 2004년 3월부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29일 금융감독원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정은 회장은 보유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전량인 224만5540주(5.74%)를 현대네트워크에 장외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1주당 5만2920원으로 총 1188억원이다. 이는 모친 김문희 씨로부터 증여받은 지분이다.

    또 이날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새로운 이사진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주총은 임유철 H&Q코리아 공동대표 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에는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파트너(공인회계사)가 선임 등이 원안대로 승인됐다.

    현 회장의 이사직 사임에 따라 필요성이 대두됐던 신규 여성 사외이사 선임과 함께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한 것으로, 신임 이사회 의장은 후속 임시 이사회에서 선임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이사진에 새롭게 합류한 임유철 H&Q코리아파트너스 공동대표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는 지난 6월 현 회장과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홀딩스에 약 3100억원을 투자하며 현 회장의 ‘백기사’로 등판하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의 빈 자리를 우군이 메우는 등 경영권 방어진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행동주의펀드 KCGI자산운용, 다국적 승강기 기업 쉰들러의 견제가 여전한 만큼 분쟁의 불씨는 계속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날 주총에서 KCGI자산운용은 이사 선임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나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는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배당확대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책도 실시할 계획이다. 

    향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거나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비경상 수익에 대해서도 별도의 배당, 자사주소각 등을 실시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