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반도체 분야' 경험, 배터리 제조 공정에 대입 제조 경쟁력·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 차별화 전략 주목4분기 적자 탈출 목표 및 올해 연간 흑자 도전
  • ▲ 이석희 SK온 사장ⓒSK이노베이션
    ▲ 이석희 SK온 사장ⓒSK이노베이션
    '반도체 전문가'로 통하는 이석희 대표가 SK온의 구원투수로 등장한지 1개월. SK하이닉스 대표 재직 이후 1년 9개월만의 경영 복귀로 지속 적자인 SK온의 실적 개선 임무를 떠안았다. 그가 오랜 기간 제조업 분야에서 일군 주요 경험을 살려 SK온이 올해 목표했던 '연간 흑자'를 이룰지 주목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1990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에서 재료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년간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었던 인텔에서 활동했다. 당시 인텔이 최고 기술자에게 주는 인텔기술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그는 퇴직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과 교수로 활동하다가 지난 2013년 친정인 SK하이닉스로 돌아와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다. 미래기술연구원장과 D램개발사업부문장, 최고운영책임자를 역임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9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세계적인 반도체 전문가로 통하는 그가 돌연 SK온으로 자리를 옮긴데는 회사의 부진한 실적과 연관이 깊다. SK하이닉스를 이끌 당시 D램 미세공정 기술 발전과 수율 안정화에 기여하며 회사의 실적 성장을 이끈 경험이 있기 때문. 이 사장이 SK하이닉스의 대표로 선임된 시기의 영업이익은 2조7127억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12조4103억원까지 뛰었다. 이는 당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었다.

    SK하이닉스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던 경험을 토대로 이 사장은 SK온의 수익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SK온은 2022년 1조7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를 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기차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흑자 전환이 예상보다 늦어졌다.

    다만 회사 측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혜택이 지속적으로 반영되면서 4분기 흑자전환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는 연간 흑자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올해 최우선 과제로 수율 향상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반도체 첨단 공정 노하우를 SK온에 이식하는 셈이다. 수율이 높아지면 원가를 낮출 수 있고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 고객사와의 거래 시 차별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의 니켈 함량이 올라가는 등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시장에서 요구되는 공정 수준도 기대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생산라인 자동화 작업이 효율적으로 꼽히는데 이 부분이 반도체 공정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제품 경쟁력으로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이석희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배터리 산업의 본질은 기술 기반 제조업이다"며 "폼팩터와 케미스트리를 확대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에 앞장서는 등 치열하게 기술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전문가답게 '제품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이어 그는 "글로벌 고객사에게 단단한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품질·납기·가격 등 고객사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사의 잠재적 요구사항을 사전에 인지하고 준비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며 "모든 분야 구성원들의 활발한 협업과 적극적 의견 교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