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오너들, 신년사서 일제히 '위기'로 평가위기 대응 위한 변화·혁신 강조'이익' 강조한 정용진 부회장,'100년 기업 성장' 허연수 부회장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각사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각사
    올해 유통업계에서는 신년사의 키워드로 위기와 혁신, 성장을 꼽았다. 녹록하지 않은 대외변수가 지속되는 가운데 위기를 준비하고 혁신을 통해 성장하자는 취지다. 이런 신년사의 배경에는 유통업계 오너들이 가진 절박한 위기감을 대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그룹 오너들은 일제히 신년사와 함께 새해 업무를 개시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주요 유통그룹 오너들이 ‘위기’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혁신과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전세계적인 경제 저성장 지속과 글로벌 경기 침체를 언급하며, 위기 속 기회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는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며 재도약을 위한 각 사업 영역에서의 핵심 역량 고도화를 주문했다. 또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도 과감히 개편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지난해 12월 28일 신년사를 통해 “기존의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전부 바꿔야 한다”며 “그룹 전체의 효율과 시너지의 핵심이 ‘ONE LESS CLICK’인만큼 이를 업무 방식의 전반에서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달라”고 주문했다.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ONE LESS CLICK)’에 집중해야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는 경영 의사 결정에 수익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위기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지주회사 체제의 경영기반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사업 안정화를 추구하면서,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의 확립’을 최우선 목표로 다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정 회장은 “고객과 고객사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협력사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한 협력의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혁신은 사소한 생각의 차이에서 나오는 만큼 리더는 구성원이 스스럼없이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함께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도 2일 신년사에서 “올해는 업종 내 경쟁 심화,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이커머스 영향력 확대 등 그 어느 해보다 도전적인 경영 환경을 마주했다”며 “유통업 반세기를 넘어서는 올해가 100년 기업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려움 앞에서 멈추거나 위축되기보다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말자”며 고객, 유통, 경영, 문화 등 4가지 관점의 경영전략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