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임금상승률 물가상승률 3배성과급·상여 등 특별급여 양극화 심화실질임금 과소계상…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 ▲ 민주노총, 최저임금 기자회견ⓒ연합뉴스
    ▲ 민주노총, 최저임금 기자회견ⓒ연합뉴스
    지난해 상용근로자의 임금총액이 사상 처음 5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근로시간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가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용근로자 연임금총액은 4781만원으로 전년대비 131만원(2.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과 비교하면 559만원(13.2%) 인상됐다.

    연임금총액에 초과급여를 더한 임금은 5053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임금 인상률은 2022년 인상률 5.2%에 비해 2.4%p 낮아졌는데 이는 당시 10.4% 증가했던 성과급 등 특별급여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특별급여액은 648만원으로 역대 두번째로 높았지만, 2022년 667만원에 비해서는 하락했다. 최근 3년(2021~2023년)간 특별급여 누적 인상률은 22.4%로 정액급여 인상률 11.9%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성과급과 같은 특별급여가 늘어나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는 늘어났다. 300인 인상 사업체 임금수준은 2020년 64.2에서 지난해 61.7로 하락했다.

    업종별 임금 수준을 보면 금융·보험업이 872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3029만원으로 가장 낮아 두 업종 간 격차는 5693만원에 달했다.
  • ▲ 2011년 이후 물가, 연임금총액 및 시간당 임금 누적 인상률(상용근로자)ⓒ한국경영자총협회
    ▲ 2011년 이후 물가, 연임금총액 및 시간당 임금 누적 인상률(상용근로자)ⓒ한국경영자총협회
    전체 임금 인상률에 비해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더 가팔랐다.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 연간 실근로시간은 2001년 2458시간에서 지난해 1874시간으로 22년간 24% 감소했는데 이는 OECE 국가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실근로시간을 대입한 시간당 임금은 지난해 2만5604원으로 2011년 1만5488원 대비 65.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연임금총액 상승률 50.1%를 상회하며 누적 물가상승률(24.2%)의 2.7배 높았다.

    경총은 "시간당 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았던 적은 2011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며 "임금총액 기준 임금 인상률은 급격한 실근로시간 감소를 반영하지 않고 있어 임금 인상률이 과소계상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도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을 앞두고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간 하락한 실질임금을 보전하고 물가 폭등 상황에서 노동자의 생활을 보장하는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해 기업 실적 악화로 임금 인상세가 다소 둔화되었지만 최근 3년 간 대기업의 높은 성과급이 임금 상승을 견인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만큼 지나치게 높아진 대기업의 임금을 안정시키고 과도한 성과급 지급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