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정부 방침따라 노광장비 中 수출 취소중국 EUV 없이 7나노칩 만들자 'DUV'까지 제한새해부터 미중 반도체 분쟁…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까지 떨어져
  • ▲ 자료사진. ⓒASML
    ▲ 자료사진. ⓒASML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보조를 맞추고 있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기존 중국과 계약했던 장비의 수출 제한에 나섰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ASML은 "지난해 중국 수출을 위해 받았던 노광장비의 선적 면허를 네덜란드 정부가 일부 취소했다"며 "이는 중국에 있는 소수 고객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가 제재를 건 장비는 NXT:2050i, NXT:2100i 등으로 전해진다. 이 제품들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이전 단계의 공정 기술인 딥자외선(DUV) 장비로, 레거시 제품 중에서는 최첨단 기술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기업 SMIC가 ASML의 구형 DUV 장비를 활용해 7나노미터(㎚)급 반도체를 생산, 화웨이가 이 칩을 장착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부활하자 미국이 제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UV 장비 없이도 싱글나노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해 낸 것. 

    앞서 미국은 지난해 미국산 부품을 포함하고 있을 경우 ASML의 일부 장비의 수출을 미국이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네덜란드 정부도 지난해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동참하는 새로운 조치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DUV 노광장비 등 일부 첨단 반도체 생산 설비를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새해 벽두부터 미중 반도체 분쟁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종목들도 혹한기를 맞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업중지수는 52.44p(3.65%) 급락하며 4023.04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통상 연말 올랐다가 연초 조정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1년간의 업황 불황을 뒤로하고 올해 반등 기대감이 높았는데, 새해 첫 날부터 미국 주도의 중국 반도체 제재가 이어면서 반도체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