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동아에스티, 국내외 바이오텍과 협업삼바, ADC 위탁개발생산 수주 대비 기술 확보 글로벌 ADC 시장 연평균 15.2%씩 성장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국내·외에서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신약 후보물질 도입을 위해 투입하는 자금은 조 단위를 훌쩍 넘기고 있으며 아예 ADC 플랫폼 기술을 가진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지난 2일(현지시각) 중국 바이오텍 메디링크로부터 ADC 후보물질을 총 10억달러(1조3000억원)에 도입했다. 2024년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기술이전 계약의 신호탄이 ADC가 된 것이다.

    ADC는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에 저분자 세포독성 약물을 링커를 통해 화학적으로 결합한 차세대 항암신약 플랫폼이다. 약물이 표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해 치료효과를 높이면서도 약물 투여를 최소화해 안전성을 높였다.

    이 때문에 ADC는 이중항체, 카티(CAR-T,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RNA(리보핵산) 치료제 등과 함께 차세대 모달리티(치료방법)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DC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업체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애브비는 지난해 12월 ADC 개발 바이오텍 이뮤노젠을 101억달러(13조1000억원)에 인수했고 화이자는 지난해 3월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사상 세 번째 규모인 430억달러(56조원)를 투자해 ADC 개발 바이오텍 시젠을 사들였다.

    국내서도 셀트리온과 동아에스티와 같은 신약 개발업체는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업체들도 발빠르게 ADC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월 영국 ADC 바이오텍 익수다테라퓨틱스의 지분 47.05%를 확보하며 공동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 2021년 6월 미래에셋그룹과 익수다테라퓨틱스에 4700만달러(530억원) 규모로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는데 추가투자를 진행한 것이다. 같은 해 10월에는 국내 바이오텍 피노바이오와 총 15개 타깃을 대상으로 12억4000만달러(1조6000억원)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도입 계약도 체결하며 신성장동력으로 ADC를 꼽았다.

    동아에스티도 ADC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지난달 20일 국내 바이오텍 앱티스를 인수했다. 향후 항체 방사성핵종 접합체(ARC), 항체 표적단백질 분해제 접합체(APC), 면역자극 항체 접합체(ISAC)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도 세웠다. 관계사 에스티팜과 에스티젠바이오 간 시너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동아에스티만의 ADC 플랫폼을 구축해 CDMO 사업으로 진출하는 게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의약품의 CDMO 계약 수주를 위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의약품 위주의 위탁개발생산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1월 발표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통해 ADC를 신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이후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1700억원 규모로 운용 중인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스위스의 ‘아라리스바이오텍’과 국내 ‘에임드바이오’에 각각 지분투자를 단행해 ADC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설립 중인 ADC 전용 생산시설을 통해 내년부터 위탁개발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작년 말 단일물질로는 업계 최대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바이오)는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ADC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체 개발한 ADC 플랫폼 ‘콘쥬올’을 통해 기존 ADC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를 한층 개선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25종의 ADC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에서도 독보적인 기술수출 성과를 내는 데 작용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금까지 ADC 플랫폼과 신약 후보물질로 누적 8조6592억원의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다. 레고켐바이오는 셀트리온과 협업 중인 익수다테라퓨틱스에 2021년 12월 ADC 신약 후보물질 LCB14를 총액 10억달러(1억3000억원)에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2022년 76억달러(10조원)에서 2028년 198억달러(26조원)로 연평균 15.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