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ADC 제품 쏟아내는데… 국내는 개발 초기 단계 '걸음마'국내 ADC 선두 레고켐바이오, 기술수출 물질 임상 1,2상 진입알테오젠, 2021년 8월 임상 1상 마치고 아직 2상 진입 못해ADC 신약 개발비용 만만치 않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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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체약물접합체(ADC). 지난 8~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비만치료제와 함께 가장 주목받은 분야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도 ADC에 큰 관심을 보이며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미 제품 출시까지 이뤄낸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비교하면 대부분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바이오)가 기술력과 성과 측면에서 국내 ADC 개발 기업 중 선두주자로 꼽힌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신약 개발 자회사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옛 얀센 바이오텍)에 ADC 기반 신약 후보물질 ‘LCB84’를 최대 17억달러2250만달러(2조2458억원)에 기술수출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단일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레고켐바이오는 지금까지 ADC 플랫폼과 신약 후보물질로 누적 8조6592억원의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다

    레고켐바이오는 현재 진행 중인 LCB84의 유방암·폐암 등 고형암을 타깃하는 미국 임상 1/2상 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난 이후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이 LCB84의 단독개발 권리를 행사하면 전적으로 임상 개발 및 상업화를 맡길 계획이다. 

    레고켐바이오의 ADC 신약 후보물질 중 임상개발이 가장 빠른 것은 2015년 중국 푸싱제약에 중화권지역을 대상으로 기술수출한 ‘LCB14’다.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중국 임상 1/3상이 진행 중이며 폐암과 고형암, 대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 시험도 이뤄지고 있다.

    ‘LCB71’는 중국 바이오텍 씨스톤에 기술수출돼 현재 미국과 호주, 중국에서 임상 1상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 ADC 개발사 익수다테라퓨틱스는 레고켐바이오의 LCB14와 ‘LCB73’을 각각 도입해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레고켐바이오가 기술수출하지 않고 자체 개발 중인 ADC 신약 후보물질(LCB97, LCB02A, LCB41A, LCB67 등)은 모두 전임상 또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있다.

    레고켐바이오 이외의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국내 기업이 개발한 ADC 의약품의 상용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은 ADC 기반 유방암 치료제 ALT-P7을 개발 중이다. 2021년 8월 임상 1상 시험을 종료하고 결과보고서까지 수령했다. 이후 위암과 침샘암, 요로 상피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거나 다른 항암제와 병용요법으로 개발 가능성을 검토 중인데 2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임상 2상 시험 진입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셀트리온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동시에 주목하고 있는 피노바이오도 ADC 신약후보물질 4종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전임상단계에 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지난 15일 오리온으로부터 총 5485억원의 투자를 받고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는 전략적 제휴안을 발표한 뒤 홈페이지를 통해 ADC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김 대표는 “매년 4~5개 후보물질 발굴, 5년 내 10개의 임상 파이프라인 확보,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새로운 미래 ADC 선두주자 등극이라는 계획을 수립했다”며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5년여에 걸쳐 약 1조원의 연구개발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회사가 보유한 2200억원과 수년 내 기대되는 수천억원의 기술이전 수익 이외에도 추가로 5천억의 자금 확보가 필요했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에 오리온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 자금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