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분양가 탓 계약포기 잇따라…서울도 미계약 빈번'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미분양 158가구 무순위청약 접수이문 아이파크 자이·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 완판실패
  •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미계약이 발생해 무순위청약에 나서는 단지가 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도 미계약 건수가 급격히 늘면서 건설업계내 미분양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고금리와 고분양가 영향으로 청약당첨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엔 주로 지방에 위치한 단지에서 당첨포기가 많았지만 작년 하반기이후 서울에서도 미계약이 빈번해지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완판에 실패해 무순위청약을 받고 있는 단지는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 등이 있다.

    3곳 모두 서울내 상위권 브랜드단지이면서 작년 하반기 1순위청약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장 입주가 2개월 남은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전체 771가구중 미분양 158가구에 대한 2차 무순위청약 접수에 나섰다.

    이단지는 작년 9월 1·2순위청약 당시 14대 1 경쟁률로 접수를 마감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지며 계약포기가 잇따랐다.

    전용 84㎡ 분양가는 12억7000만~13억8000만원으로 인근 '상도 더샵 1차(2007년 준공)' 같은면적 매물이 12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3개월간 선착순계약에 돌입했지만 197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어진 무순위청약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 연말 실시한 1차 무순위청약 경우 291명이 접수했지만 이중 상당수가 계약을 포기했다.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39가구에 불과했다.

    작년 10월 분양한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1·2순위청약에서 경쟁률 17.7대 1을 기록했지만 미계약물량이 대거 쏟아졌다.

    이어 실시한 미분양물량 152가구에 대한 무순위청약에서도 계약 포기가 잇따라 완판에 실패했다.
  • ▲ 예비청약자들이 한 견본주택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 예비청약자들이 한 견본주택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같은시기 분양한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도 계약포기 사례가 속출해 이달초 1차 무순위청약을 실시했다. 아직 1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해 2차 무순위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비싼 분양가와 대출이자 탓에 시세차익 실현이 어려워지면서 계약포기가 늘어난 것으로 본다"며 "과거 서울지역에서 통했던 '청약흥행=완판' 공식이 사실상 깨진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전망이 안갯속인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도 입지나 브랜드만 보고 청약을 넣는 '묻지마청약'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잇따른 미계약사태에 건설업계도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가성비인데 문제는 앞으로도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점"이라며 "분양전략을 새판부터 다시 짜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미분양이 발생하면 단순히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무순위청약이나 할인판매 등에 소요되는 마케팅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며 "미계약건수가 늘어난 탓에 청약경쟁률이 높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