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증 원인 '콜라겐' 과도 생성 막는 기전美에서 패스트트랙도 지정받아지난해 1월 중화권 지역 총 4128억원 기술수출
  •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다렌 멀서 영국 제약사 CSP 대표가 지난해 1월 베르시포로신 기술수출 계약 체결 이후 기념촬영하고 있다.ⓒ대웅제약 제공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다렌 멀서 영국 제약사 CSP 대표가 지난해 1월 베르시포로신 기술수출 계약 체결 이후 기념촬영하고 있다.ⓒ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이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이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고 29일 밝혔다.

    EMA는 유럽에서 인구 1만명 중 5명 이하의 비율로 나타나는 질병 중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고 환자들에게 상당한 혜택이 예상되는 후보물질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뒤 희귀난치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EM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후보물질은 ▲임상시험에 대한 과학적 조언 제공 ▲허가 수수료 감면 ▲의약품 허가 시 10년간 독점권 인정 등 혜택이 주어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희귀의약품 지정 후보물질의 의약품이 상용화됐을 때 7년간 독점권을 인정한다. 베르시포로신은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특발성 폐섬유증(IPF)은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을 상실하는 난치병으로 세계적으로 인구 10만명 당 약 13명 비율로 발생한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4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으며 기존 치료제는 부작용이 심해 신약 개발 수요가 높다.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콜라겐이 부족하면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으로 사망할 수도 있지만 베르시포로신은 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범위까지만 콜라겐 생성을 억제해 폐섬유화를 완화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5월 유럽 분자생물학회(EMBO)에서 이 같은 기전을 규명한 논문을 발표했다.

    베르시포로신은 2022년 FDA에서 신속심사제도(패스트트랙) 개발 품목으로도 지정됐다. FDA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약물은 개발 단계마다 임상 설계에 대한 상담 및 획득한 자료에 대한 조언 청취 등 FDA와 허가 승인 과정에서 긴밀한 협의가 가능하다. 베르시포로신은 지난해 12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신약 임상개발지원’ 과제 중 ‘하이 퍼포먼스(High performance)’ 부문 우수과제로도 선정됐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월 영국 제약사 CS파마슈티컬스에 중화권 지역을 대상으로 베르시포로신을 기술수출했는데 총 계약규모는 3억3600만달러(4128억원)에 이른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EMA 희귀의약품 지정을 계기로 희귀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신속하게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