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금는 담배, '흡연→대체재→금연' 연결고리 역할미국·유럽 등지서 폭발적 성장…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국내선 연초 대비 세금 7배… 세율 현실화 논의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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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저감 담배제품’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머금는 담배가 과도한 세금으로 인해 국내 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담배의 유해성에 따라 세금을 차등화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이 대표발의됐지만,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담배 제조 업체들은 머금는 담배를 제품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고 몸집을 키우고 있다. 아이코스,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이어 머금는 담배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머금는 담배는 잇몸에 티백 형태의 주머니를 끼우고 니코틴을 흡수하는 방식의 담배로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머금는 담배를 상위 개념의 ‘위험저감 담배제품’으로 공식 인정했다. 2019년 머금는 담배 제품이 일반 궐련 대비 구강암과 심장병, 폐암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머금는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3~12㎎ 수준으로 금연보조제로 사용되는 니코틴껌·패치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 타르 성분이 없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금연보조제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는 미국 시장에서 ‘ZYN’을 통해 머금는 담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점유율은 76%에 달하며, 판매량은 3억3400만캔으로 전년 동기(1억5800만캔) 대비 2 배 이상 증가했다.

    BAT그룹 역시 벨로(Velo) 등 머금는 담배를 30여개국에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의학 학술지 ‘바이오마커’의 임상연구 결과를 인용해 벨로 사용 시 흡연 질환 관련 독성물질 노출 지표와 잠재적 위해성 지표가 현저히 감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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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시장이 금연을 위해 흡연 대체재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국내 시장은 낡은 규제에 막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제품 개발과 판매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주요 담배업체들이 머금는 담배를 한국에 선보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이다.

    현재 머금는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1g 당 약 1273원으로, 통상 15g 제품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만9104원에 달한다. 이는 20개비 기준 2885원인 연초의 7배에 가깝다.

    담배 유해성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해야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어왔다. 일본의 경우 머금는 담배의 세율을 일반 연초 대비 16~38%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스웨덴 21%, 미국은 5% 수준(주세 제외)에 불과하다.

    이에 지난해 2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세금 중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현재의 1g당 534.5원에서 56.1원으로 현실화하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해 보건복지위원회 소관위원회에서 다뤄졌지만 제대로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필립모리스와 BAT로스만스가 머금는 담배의 국내 출시를 계획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출시가 어려운 이유는 세금 문제가 전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면서 “유해성 저감은 물론 비흡연자와의 갈등도 해소될 수 있음에도 (세금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