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최대 수출국 중국 시장 올해도 부진할 전망아모레퍼시픽, 코스알엑스로 북미 공략 가속화LG생활건강, ‘더 후’로 중국 사수하면서 일본, 미국 등 중저가 브랜드 진출 확대
  •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과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오른쪽). ⓒ각사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과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오른쪽). ⓒ각사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업계 예상대로 지난해 중국 매출 부진으로 인해 전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문제는 올해도 중국 내 소비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예견된 악재인 만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 글로벌 사업 재편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 4조213억원, 영업이익 1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44.1%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면세와 중국 매출 감소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연간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6조8048억원, 영업이익은 31.5% 감소한 4870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뷰티, 생활용품, 음료 등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며 “중국향 수요 약세로 뷰티 수익성이 하락하고 해외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양사 실적에 타격을 준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기준 중국 법인 매출이 1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의 매출이 큰 영향을 미치는 면세 매출도 29% 감소한 1345억원을 기록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법인은 설화수, 이니스프리, 려 등 재고조정과 럭셔리 화장품 시장 수요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매출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마케팅 투자는 늘면서 부진을 기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더 후’ 리브랜딩을 통해 중국 재공략에 나섰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중국 매출은 선방했지만 면세 매출이 전분기 대비 60% 감소하는 등 크게 부진했다”며 “천기단 신형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판매량을 조절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중국 수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 소비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양사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사업 재편에 나서는 등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다음으로 큰 수출국인 미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코스알엑스’가 올해 실적 회복의 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알엑스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오는 가운데 이 중 절반이 북미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올해 코스알엑스 매출 4258억원, 영업이익 1363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오는 5월부터 아모레퍼시픽 연결 실적에 코스알엑스가 포함되면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 브랜드의 북미, 유럽향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법인의 수익성 개선 정도에 따라 이익 성장의 폭은 달라지겠지만 코스알엑스의 연결 실적이 편입되면 올해는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부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중국 시장은 리브랜딩한 ‘더 후’로 공략 중이고 일본 시장은 지난해 인수한 ‘힌스’를 통해 중저가 색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방문판매 중심이었던 에이본 사업 효율화를 진행 중이다. 멀티브랜드숍 채널 위주로 중저가 브랜드인 ‘더페이스샵’과 ‘빌리프’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허제나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효율적인 채널을 정리하고 성장성이 큰 지역의 매출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