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9조 6076억원, 전년비 17.6% 증가 포쉬마크, 네이버웹툰 등 커머스 부문의 고성장과 콘텐츠 약진 실적 견인1981년생 최수연 대표 '선택과 집중' 경영 전략 효과올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 등 신사업 확장 매출 10조 돌파 예고
  • ▲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네이버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최수연 대표의 젊은 피 리더십에 힘입어 연간 매출 10조원 시대를 목전에 뒀다.

    2일 네이버에 따르면 2023년 연간 매출 9조 6076억원, 영업이익 1조 48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6%, 14.1%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도 2조 5370억원, 영업이익은 4055억원으로 각각 11.7%, 20.5% 늘어났다. 커머스 부문의 고성장과 클라우드, 콘텐츠 부문의 약진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커머스 사업 부문은 4분기 전년동기 대비 35.7%, 전분기 대비 2.0% 증가한 660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네이퍼페이 등 핀테크 사업부문과 클라우드 사업 부문도 각각 23.9%, 13.3% 늘어났다. 웹툰 사업을 아우르는 콘텐츠 사업 부문 매출 역시 전년 대비 6.6% 증가한 4663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최 대표는 2년 연속 네이버의 최대 실적을 달성한 수장이 됐다. 급격한 세대교체에 따른 주위의 우려에 불구하고, 젊은 안목을 반영해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

    최 대표가 2021년 네이버 수장으로 부임할 당시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높았다. 1981년생이라는 적은 나이에 경영 능력의 부족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최 대표는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직원들과 비전을 공유하며 묵묵히 사업을 수행했다. 그는 '2026년까지 매출 15조원, 글로벌 사용자 10억 명, 시가총액 150조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시행해 왔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북미 최대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다. 2021년 인수를 강행했을 때 고가 인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매년 두 자릿수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커머스 실적의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중소상공인(SME)과 크리에이터의 성장을 돕는 '프로젝트 꽃' 서비스와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을 네이버의 손자회사의 편입하면서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웹툰 시장 역시 MZ 세대를 타깃으로 한 최 대표의 선견지명이 발휘된 사업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일본 내 거래액 1000억엔을 돌파하며 연간 1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최 대표는 네이버 웹툰과 포쉬마크의 서비스 연계를 통해 한국-일본-유럽을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로드맵을 그린 바 있다. 올 1분기 정식 출시하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역시 MZ 세대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도 갖췄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으며, 생성형 AI 검색 'Cue:(큐)'를 검색창과 광고 서비스 'CLOVA for AD'에 활용 중이다.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및 클라우드를 활용해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따낸 것도 눈길을 끈다.

    최 대표는 "2023년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매출 성장률을 만들어내고 신중한 비용 집행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했던 한 해였다"며 "올해도 네이버는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 커머스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가 올해도 신사업 확장에 따라 매출 10조원은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2년차를 맞이하는 최수연號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는 기간이라는 점에서다.

    안재민 연구원은 "올해 네이버는 실적 성장과 AI를 통해 다시 한번 주가가 상승기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성장주들의 주가가 이미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