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공백·학원 뺑뺑이' 막는다… 교육부, 2학기부터 늘봄학교 전면 도입아침돌봄·저녁밥도 무료 제공… 운영전담 '늘봄지원실' 2학기까지 설치
  •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도 하남 신우초등학교에서 '따뜻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 주제로 열린 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도 하남 신우초등학교에서 '따뜻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 주제로 열린 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정부가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도입한다.

    교육부는 5일 경기 하남시 신우초등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따뜻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를 주제로 9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2024년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정규 수업 외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종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늘봄학교는 저출생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돌봄 공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교육비 증가'를 완화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진학하면 하교 시간이 빨라져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돌봄 공백'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많은 학부모가 경력을 단절하거나 '학원 뺑뺑이'를 택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런 학부모의 고충을 덜기 위해 늘봄학교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전국 2000여 개 초등학교에서 우선 운영한 후 2학기부터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한다. 올해는 1학년만 대상이지만, 내년에는 2학년도 이용할 수 있다. 2026년에는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

    K팝 댄스부터 금융 교육까지… 교육부, 알찬 늘봄 프로그램 선보일 예정

    올해 늘봄학교가 도입되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는 학교 생활 적응과 발달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K팝 댄스·음악 줄넘기·놀이음악과 같은 예체능, 코딩 등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 게임·교구로 배우는 놀이한글·놀이수학·놀이과학 등이 제공된다. '마음 일기'와 같은 사회·정서 프로그램도 있다.

    초1 맞춤형 프로그램 역시 정규 수업처럼 40분간 수업한 뒤 10분간 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육부는 올해 1학기에는 전국 2000개 이상 초등학교,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맞춤형 프로그램 이후 초등학교 1학년생이나 그 외 학년들은 '늘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수강료는 학생 1명당 월평균 5만 원 미만으로 사설 학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시범 운영한 교육청은 골프, 발레, 수영, 드론,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올해도 일부 교육청은 해양스포츠, 펜싱, 승마 등 다채로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학교 밖에서 도서관·박물관·유적지·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 학생이 야구·축구·테니스·배드민턴 등을 프로 선수·지도자에게서 직접 배우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한국야구위원회(KBO)·대한축구협회·프로축구연맹 등 다양한 기관·단체들과 업무협약(MOU)도 맺는다.

    지역 대학, 기업, 언론사 등이 제공하는 경제·금융·글쓰기 교육도 이뤄진다.

    늘봄 프로그램을 수강하고도 오후 5시 이후 불가피하게 학교에 더 머물러야 하는 학생들은 저녁 식비를 전액 지원받고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지낼 수 있다.

    교육부는 정규수업 전에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오전 7시부터 '아침 돌봄'도 학교에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늘봄지원실, 2학기까지 모든 초등학교에 신설… 대규모 학교에는 별도로 지방공무원 배치

    늘봄학교 업무가 기존 교원의 업무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도 함께 시행된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운영을 전담하는 '늘봄지원실'을 2학기까지 모든 초등학교에 신설하고 전담 인력인 늘봄실무직원을 배치할 생각이다.

    늘봄실무직원은 교육청과 학교 여건에 맞춰 공무원, 공무직, 단기계약직, 퇴직교원 등에게 맡긴다. 1학기에는 교사가 기존 방과 후 돌봄 업무를 계속 맡지만, 2학기부터는 늘봄학교 관련 업무가 늘봄지원실로 모두 이관한다.

    늘봄학교 전담 운영체계는 2025년에 완성될 전망이다. 늘봄지원실장은 교감이나 교육지원청에 신설되는 늘봄지원센터 소속 공무원이 맡는다. 학생 수 1000명 이상인 학교에는 내년부터 별도로 지방공무원(전문직 또는 교육행정직)을 늘봄지원실장으로 배치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늘봄학교에서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을 해소하고 전담조직, 전담인력을 통해 전담운영체계를 갖추겠다"며 "늘봄학교를 통해 학생은 정규수업 외에도 양질의 교육돌봄을 제공받고, 학부모는 경력 단절의 고민을 덜고, 교원은 수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