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대 입학정원 3058→5058명 증원"英 지난해 1.5만명 증원 결정… 우리의 7.5배↑선진국들, 의대 증원 파격적으로 늘려
  •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했지만, 주요 선진국의 의대 정원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을 열고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 입시에서 5058명으로 증원한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동결된 의대 정원 3058명에서 2000명을 늘린 것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인력 확대방안' 긴급 브리핑에서 증원 배경으로 "의료 취약지구에서 활동하는 의사 인력을 전국 평균수준으로 확보하려면 약 5000명이 필요하다"며 "이에 더해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늘어나는 의료 수요를 고려할 경우 2035년에 1만 명 수준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다수의 전문가가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방침에 따라 앞으로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같은 의료 인력난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정부는 본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들의 입학 정원에 비하면 5058명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 국민보건서비스(NHS)에 4조 원쯤을 투입하면서 의료인력 30만 명 신규 확충을 위해 2031년까지 의대 정원을 1만5000명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앞선 6월 독일은 연 1만1752명의 의대 정원에서 5000명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일본도 2008년 기준 7739명인 의대 정원을 지난해 9348명으로 늘린 바 있다. 호주는 우리나라 의대 정원과 비슷한 3800명대를 보이지만, 총 인구가 2566만 명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주요국들보다 적은 의대 정원은 실제로 의사 수와 의료질 저하로 나타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을 보면 주요 회원국의 평균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3.7명이다. 한국은 2.6명으로 평균보다 한참 적다. 2021년 한국 의사 1인당 진료 인원은 6113명으로, OECD 32개 회원국 평균인 1788명의 3.4배가 넘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차 의료 진료시간이 OECD 평균은 16.4분인 데 비해 한국은 평균 4.3분으로 조사됐다. 의사는 적은데 환자 수가 많다 보니 진료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근본적인 의료 공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선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면서 "이후 지역 필수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