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오프라인 매장, 업체 관계자 의견 청취이통사 경쟁 분위기 조성, 상대적으로 경쟁력 밀릴 가능성 높아경영환경 악화, 요금제만으로는 대응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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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저가요금제 확대와 정부의 단통법 폐지 계획 발표로 알뜰폰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알뜰폰을 취급하는 매장과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설 연휴를 앞둔 주중 저녁 시간대 알뜰폰 매장을 찾았다.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때는 ‘알뜰폰 전문 매장’, ‘상담 환영’ 등 글귀와 상담 예약 배너까지 있었지만 실상 매장은 일반 대리점과 별 다를 바 없었다.

    앞서 알뜰폰을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것 자체부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 이통3사를 통해 단말기를 취급하고 요금제와 묶어 판매하는 매장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알뜰폰플러스 매장 외에도 알뜰폰 요금제 상담과 개통을 주 업무로 하는 대리점을 일부 찾아볼 수 있었다.

    알뜰폰이란 기본적으로 MVNO 사업자들이 취급하는 요금제를 의미한다. 해당 요금제는 자급제로 단말기를 따로 구입하는 경우나 선택약정 등 기존 이동통신사 약정기간이 끝난 고객들이 주로 찾는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자급제 구매 비율이 휴대전화 10대 중 3대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서 알뜰폰 요금제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

    최근 단통법 폐지 발표가 나오면서 상황을 어떻게 보고있는지 물어봤다. 매장 직원 A씨는 “아직 법이 폐지된 것도 아니고 현장에서 달라진 부분은 없다”며 “알뜰폰 업체들도 차별화된 요금제와 서비스를 추구하는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요구가 확실한 만큼, 알뜰폰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들의 성향도 분명했다. 직원 A씨는 “알뜰폰 개통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들은 원하는 데이터양과 가격대에 맞는 요금제까지 알아보고 온다”며 “연령층이 높은 고객이라도 주변 지인들로부터 정보를 듣고 찾아오기 때문에 사실상 상담할 게 거의 없다”고 전했다.

    그는 MNO를 사용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서 알뜰폰을 사용해볼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직원 A씨는 “알뜰폰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저렴한 요금에 있다”며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와 통화량을 놓고 볼 때 알뜰폰 요금제가 이동통신사의 절반 정도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알뜰폰 업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지원금 경쟁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을 때 자금력이 부족한 알뜰폰 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 B씨는 “알뜰폰 업체들은 천원 단위 월 요금을 가지고 경쟁하는 상황이어서 단말기에 지원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며 “이통사들의 중저가 요금제 출시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단말기 가격까지 더 내린다면 저렴한 요금제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업체 관계자 C씨는 “약정으로부터 자유롭고 고가 요금제를 쓸 필요도 없어서 알뜰폰으로 옮긴 고객들이 많다”며 “하지만 요금제도 낮추고 단말기 가격까지 할인 제한이 사라진다면 알뜰폰을 선택할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나”고 반문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C씨는 “지난해까지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논의돼왔다”며 “현재 논의 중인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에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고려는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단말기 유통법 폐지 논의를 통해 단말과 통신을 떼어낸 ‘완전 자급제’를 검토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 D씨는 “자급제 단말기를 통한 알뜰폰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시점을 고려하면 완전 자급제를 도입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며 “완전 자급제가 실시되면 이통사들도 단말기에서 손을 떼고 서비스에만 집중해서 경쟁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