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대치 피하고 병원 떠나는 방식 택할 듯 대전성모 소속 인턴은 '공개 사직' 영상 게재 정부가 법적 개입 못 하는 영역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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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들은 선배 의사들과는 다른 노선의 투쟁방식을 택했다. 정부와의 강대강 대치를 피하면서도 그 강도를 높이는 형태로 우회한 것이다. 단체행동보다는 개별 사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데 이 경우 오는 3월부터 대형병원 중심으로 의료공백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지난 12일 온라인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의결했으나 집단행동 등 투쟁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대전협은 전국 140여개 수련병원 1만여명의 전공의가 응답한 단체행동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8.2%가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선배 의사들보다 강도 높은 반대의견을 표명한 셈인데 당장 투쟁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이 같은 판단은 정부의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업무 개시 명령 위반 시 의사면허 취소 검토' 등 강경 대응 방침에 직접적으로 부딪치기보단 법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영역에서 대응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는 인턴(1년)과 레지던트(3~4년)를 아우른다. 각 과정마다 수련병원과 계약을 하는데 인턴과 레지던트 사이 계약과정에서 사직서를 제출하는 방식이 집중 거론된다. 전공의 과정 이후 펠로우(전임의) 계약을 앞둔 레지던트도 병원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실제 대전성모병원 소속 홍재우 인턴은 '공공튜브 메디톡' 채널에 '결의'라는 제목으로 사직 영상을 올렸다.

    그는 "대전협의 공식이 아닌 한 개인의 입장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며 "이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기득권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 지키기로 치부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보고 내가 집단행동을 선동한다고 생각한다면 면허를 가져가도 좋다"며 자신의 면허 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공의들의 개별 사직이 투쟁의 방법으로 떠오른 가운데 병원 내 손 바뀜이 일어나는 3월 이후 의료공백이 현실로 드러날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