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경파 전공의 10% 파업 주도… 30%는 단지 일하기 싫어서국내 의료계 위기는 종합병원 의사가 없어서실비보험 보편화되면서 비급여 시장 비대해진 영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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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집단적으로 진료 거부 중인 전공의 사이에서 파업에 반대하지만 어쩔 수 없이 동참한다는 인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전공의 파업에 반대하는 전공의의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파업에 참여 중인 바이탈과 전공의라고 소개한 A씨는 전공의 파업에 반대하지만 도저히 말할 분위기가 아니라고 털어놨다.

    A씨는 “비겁해 보일 수 있지만 혼자 반대하면 엄청 욕먹을 분위기다”면서 “의사 커뮤니티에서 반대 의견을 말하면 공무원이 염탐하러 왔다는 둥, ‘공무꾼’ ‘프락치’ 등으로 낙인찍힌다”고 밝혔다.

    그는 파업에 동참하는 전공의가 모두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10%의 초강경파들이 (파업을) 주도하고 있고 30%는 강경파, 30%는 강경파는 아니지만 파업에 찬성하는 쪽, 나머지 30%는 단순히 일하기 싫었는데 잘됐다는 쪽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내 의료계 위기가 초래된 원인으로 수가나 당연지정제, 필수과와 지방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도 종합병원 의사(대학병원 교수)가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A씨는 “현재 개원의와 교수의 보수 차이가 3배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교수가 더 이상 젊은 의사들에게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며 있던 교수들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실비보험이 보편화되면서 비급여 시장이 미친 듯이 커진 영향이다”며 “개원가에서 비급여 끼워팔기, 생눈에 대해서 백내장 치료를 하거나 도수치료, 백옥·마늘·줄기세포 주사들로 인해 개원가가 역대급 호황을 맞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행태는 환자를 속이는 것이며 굉장히 추악한 모습이고 근절해야 한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밤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병원 등 근무지 이탈자는 전공의의 64.4%인 8024명으로 확인됐으며 복지부는 총 603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