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년 입찰 묶일 수도'임원 관여' 여부 최대 쟁점한화오션 등 업계도 예의주시
  • ▲ HD현대중공업이 6,500톤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를 완료했다. ⓒHD현대중공업
    ▲ HD현대중공업이 6,500톤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를 완료했다. ⓒHD현대중공업
    군사기밀 유출로 논란에 휩쌓인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 여부가 곧 결정된다. 

    8조규모 KDDX(한국형차기구축함) 등 특수선 사업 참여가 최대 5년간 묶일 수도 있어 업계 전반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27일 오후 2시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HD현대중공업의 부정당 업체 지정 여부를 심의한다. 심의 결과는 ▲입찰 참가자격 제한 또는 과징금 등의 처분 ▲처분 면제 및 행정지도 ▲심의 보류 ▲각하 등이다. 결과는 내부 결재를 거쳐 처분 대상자에게 통보되며 대략 1~2일이 소요된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군사기밀 탐지·수집, 누설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확정돼 징역 1~2년, 집행유예 2~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들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 12건을 불법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한 혐의다.

    불법 취득한 자료는 비인가 내부 서버(NAS)에 관리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임원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HD현대중공업이 기밀유출 과정에서 임원이 개입했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에 "그 부분도 심의 대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제재 여부를 논의했던 방사청이 당시 결론을 못냈던 것도 이 같은 사안을 추가로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지난해 유죄 확정판결 이후 보안규정에 따라 2025년 11월까지 군함 등 특수선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에 1.8점의 보안사고 감점을 적용하고 있다. 이날 추가 입찰참가 제한 제재를 받으면 최대 5년간 자격이 제한된다. 사실상 국내 특수선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셈이다.

    입찰 참가자격 제한을 주장하는 측과 유지를 요구하는 측이 청렴서약서의 의미, 이중처벌, 국내 특수선 시장 독점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경쟁사인 한화오션은 울산지검에 KDDX 관련 수사기록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수사 자료를 통해 HD현대중공업 임원 관여 여부를 직접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이 사업에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