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월 한 달간 코스피서 8조원 순매수…역대 최대밸류업 프로그램 효과…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 기대미국발 반도체주 랠리 주목…증권가 코스피 희망 밴드 줄상향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이후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면서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국내 증시가 숨 고르기 국면을 보이지만, 3월 한 달간 반등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8조264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월간 기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앞선 지난 석 달간 평균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3조5000억 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더불어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투심이 회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다. 실제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엔 현대차(1조7057억 원), SK하이닉스(1조1454억 원), 삼성물산(5321억 원), 삼성전자우(5042억 원), 기아(4873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의 가장 큰 이유는 일본 시장에서의 학습 효과"라며 "일본이 시행한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효과 등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본 시장 매수 금액을 비교해 본다면, 우리 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매수 유입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종목이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이슈가 소진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PBR주 가운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옥석 가리기 작업이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일절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사이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상승 랠리를 펼친 점도 긍정적인 대목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주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 국내 증시가 문을 닫는 동안 뉴욕 증시에서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상승, 나스닥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썼다. 

    특히 미국의 PC 및 서버 제조업체인 델 테크놀리지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 1일(현지 시각) 주가가 30% 이상 급등했다. AMD, 엔비디아 등 주요 AI 반도체 관련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에 유안타증권은 3월 추천 섹터로 반도체를 꼽았다. 서버 단에서 재고를 쌓으려는 수요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으로 인한 수혜도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이오테크닉스, 솔브레인, LG전자, LG이노텍 등을 저커버그 방한 수혜 종목으로 선정했다.

    향후 코스피를 향한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코스피 전망치를 내놓은 증권사 7곳의 평균 밴드는 2517~2764포인트다. 이들 모두 이달 코스피가 2700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이달 19~20일 열리는 3월 FOMC 이전까지는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OMC 전까지 금리 조정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당장의 지수 업사이드는 제한적, 이익 모멘텀이 정체된 환경에서 좁은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