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권 확보 본계약 체결, 연 450억원 규모광고 요금제 도입, 유료시청 진입장벽 낮춰올해 100만명 증가 예상, 여론·재판매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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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올해 가입자 수 증가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이날부터 광고형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모멘텀 확대에 나선 것.

    티빙은 4일 KBO와 국내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사업(뉴미디어) 계약을 체결했다. KBO리그 전 경기와 하이라이트, 재판매 사업 권리를 2026년까지 보유한다. 기존에 알려진 3년간 총 1200억원대 규모로, 3년 총액 1350억원에 성사됐다.

    티빙은 유료 서비스로 프로야구 중계를 제공할 방침이다. 가입자 확보와 수익성을 위해 중계권을 재판매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여겨진다.

    광고 요금제는 프로야구 유료시청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기 위함이다. 티빙은 VOD에 광고가 포함된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을 4일부터 월 5500원에 선보인다. 기존에 가장 저렴한 ‘베이직’ 요금제와 비교하면 월 4000원이 낮은 금액이다.

    넷플릭스가 2022년 도입한 이후 광고 요금제는 OTT 업계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기본 요금제 가격은 인상했지만, 광고 요금제를 시행하면서 지난해 4분기 신규가입자를 1310만명 늘렸다.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이용자 수는 전체 유료가입자(약 2억6080만명) 중 8.2%인 2300만명에 달한다.

    티빙은 프로야구 콘텐츠를 독점하며 가입자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유료 가입자 400만명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연말까지 가입자 500만명을 넘긴다는 목표다. 증권가에서도 광고 요금제 도입과 프로야구 독점중계에 힘입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스포츠 중계권 계약은 최근 OTT 업계의 흐름으로,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넷플릭스가 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 인기 프로그램 RAW 중계권을 2025년부터 10년간 약 6조7000억원에 확보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쿠팡플레이가 K리그와 축구 A매치 경기 독점 중계권을 따내며 1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 800만명을 넘겼다.

    티빙은 앞선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킬러 콘텐츠’ 확보를 위해 프로야구에 배팅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럽 축구 리그와 테니스, 격투기 등 스포츠 중계를 해온 경험이 있는 만큼 스포츠 라이브 중계에도 강점이 있다.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이며 중계 서비스를 강화한다. 실시간 채팅과 다시보기 기능은 물론, 푸시 알람과 PIP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야구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를 마련하고, 40초 미만 쇼츠(짧은 영상) 활용을 허용하며 신규 팬들의 유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티빙 관계자는 “이제 본계약 체결을 마쳤고 자세한 사항들은 협의를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며 “재판매는 구매 의향이 있는 매체들과 협의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간 무료로 서비스돼 야구 팬들의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5년간 뉴미디어를 통해 경기를 본 시청자 수는 누적 8억명, VOD 조회수는 70억회에 달할 만큼 ‘무료’가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 잡아왔다.

    중계권 재판매도 변수로 남아있다. 티빙에서만 중계하는 것에 대한 야구팬들의 반발과 사업자 간 이해관계를 따졌을 때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려던 티빙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