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등 中 이커머스엡체, 저렴한 신선식품으로 공격적 마케팅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새벽배송 금지소비자 50% 새벽배송 서비스 못 누려 … 85%는 서비스 원해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지지부진 … 野 반대에 3년째 국회서 낮잠안덕근 장관 "새벽배송 전국으로 확대해 지방 정주여건 개선"
  • ▲ 대형마트ⓒ연합
    ▲ 대형마트ⓒ연합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대표되는 중국 이커머스업체의 국내 공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다만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 개정이 필요한데, 거야(巨野)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막혀 논의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 유통산업발전법 불편만 키워… "소비자 절반 새벽배송 제공 안돼"

    새벽배송은 전날 오후 10시부터 자정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까지 상품을 배송하는 온라인 쇼핑 서비스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현재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대형마트업계는 유통법에 의해 새벽배송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는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2012년 개정된 유통법에 따른 것이다. 이 법의 핵심은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과 함께 영업시간 제한(자정~오전 10시)이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쿠팡 등 온라인 기업이 급성장했지만, 대형마트들은 시간 제한에 막혀 새벽배송을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유통법 개정의 입법 취지는 약화했고 오히려 국민 불편을 키운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더욱이 물류센터를 갖춘 수도권과 대도시 일부 지역에서만 대형마트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새벽배송이 가능한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져 왔다.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새벽배송은 현재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과 광역시와 인근 일부 지역에서만 제공된다. 반면 도서·산간 지역은 물론 인근에 물류센터가 없는 지역의 대형마트 새벽배송은 불가능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새벽배송 이용 현황과 이용 의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절반인 500명은 새벽배송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 지역의 거주자로 나타났다.

    이들의 84%는 새벽배송 서비스가 이뤄지면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조사 대상자의 88.8%는 집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 점포를 활용해 새벽배송이 제공되면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 ▲ 대형마트의 풀필먼트 시스템ⓒ홈플러스
    ▲ 대형마트의 풀필먼트 시스템ⓒ홈플러스
    ◇ 정주 여건 등 부작용 개선 박차... "법안 통과돼야"

    정부는 법안만 통과할 경우 지방에서도 새벽배송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방 소비자들도 편리한 새벽배송의 혜택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면서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할 경우 신규 투자 없이도 기존 점포를 풀필먼트 센터로 활용해 새벽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이날 온라인 새벽배송 현장인 쓱닷컴 풀필먼트센터를 방문해 "정부는 지난 1월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도 새벽배송을 할 수 있도록 영업규제를 합리화하기로 했다"면서 "새벽배송이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맞벌이 부부와 1인 청년가구의 생활여건이 크게 개선돼 지방 정주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통과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허용 등을 담은 유통법 개정안은 지난 2021년 6월 발의됐으나 현재 3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다음 달 총선 전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개정안은 자동 폐기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법 개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번에 통과가 안되더라도 법 개정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법 개정에 발목 잡힌 가운데 중국발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대표주자 격인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는 지난 5일부터 정가 2만7800원인 국내산 토마토를 반값 할인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나섰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서는 같은 무게의 토마토를 1만8900~3만2500원 사이에 판매하고 있어 알리가 가격경쟁력에서 앞서는 상황이다.

    그동안 값싼 공산품 위주로 국내시장을 공략해 온 알리가 과일 등 신선식품으로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 6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중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20.0% 급증했다. 특히 금(金)사과, 금배로 불리며 과일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신선과실은 41.2%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는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로선 값싸고 빠른 중국 이커머스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