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의대 교수 77.4%, 증원 반대 표명"증원 거부 의견 표명했지만, 학교가 역행"
  • ▲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대학본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신청에 반발하며 삭발을 감행했다.

    5일 강원대 의대 교수 10여명은 의대 앞에서 "강원대는 교수들 의견과 달리 '140명으로 증원'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해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올 통로를 막았다"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강원대는 전날 교육부에 의대 정원을 140명으로 늘려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강원대 의대 입학 정원은 49명이다.

    이 신청서에 대해 강원대 의대 교수 77.4%는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교수들은 증원 신청에 앞서 대학본부와 가진 교무회의에서 지난해 11월 정부 수요조사 당시 제출한 51명 증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날 삭발식에는 류세민 강원대 의대 학장(흉부외과 교수)과 유윤종 의학과장(이비인후과 교수)이 참여했다. 박종익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승준 호흡기내과 교수가 이들 동료 교수의 삭발을 도왔다.

    류 학장은 "상당수 의대 교수가 증원 신청을 거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음에도 학교 측이 이에 역행하는 결정을 했다"며 삭발 항의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류 학장은 "학생들과 전공의가 떠나 있는 상태에서 그들이 돌아올 명분을 줘야 함에도 140명으로 증원을 신청했다"며 "가르쳐야 할 제자들을 볼 낯이 없다"고 했다.

    유 의학과장은 "(동료의) 잘려 나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깎여버린 자존심은 회복되지 않는다"며 "필수 의료 분야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교수들의 사직이 시작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강원대 의대생들은 지난 3일 성명서를 내고 증원 방침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학교 측에 촉구했다.

    학생들은 "증원은 강원대가 지향하는 교육목표와 맞지 않고, 현재의 정책 결정은 학생·교수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일방적이고 부당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