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5개사 지난해 순익 전년比 11%↓보수 인하 경쟁 등 마케팅 비용 출혈 영향"연내 200조 돌파 전망도, 수익성은 크지 않을 것"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핵심 사업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ETF 순자산 총액이 13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이 기세라면 연내 '200조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시장 몸집에 비해 운용사들의 수익성은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ETF 순자산총액은 13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10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11월 말에는 120조원을 넘어섰고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다시 10조 원이 불어났다. 올 들어 상장한 신규 ETF도 23개로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12개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ETF 시장의 성장이 자산운용사들의 수익성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삼성·KB·한국투자·한화 등 국내 5대 자산운용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6960억 원) 대비 11.1%나 급감했다.

    10대 자산운용사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성장한 곳은 단 4곳(삼성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흥국자산운용)에 그쳤다. 이 외 한국투자신탁운용(-39.3%), 키움투자자산운용(-16.6%), 미래에셋자산운용(-10.4%), KB자산운용(-9.5%), NH아문디자산운용(-1.5%), 교보악사자산운용(-1.4%)의 영업익은 역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뒷걸음질의 원인으로 ETF 시장 과열을 꼽았다. ETF가 주요 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업체별로 홍보·마케팅 비용 지출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ETF가 저보수 유형의 상품인데다 수수료 인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큰 폭의 수익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작년 미래에셋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은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상품에 대한 수수료율을 0.01%까지 내린 바 있다. 아울러 한 자산운용사가 새로운 ETF를 출시하면 나머지 운용사도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선점효과도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 운용사들이 장기적으로 ETF가 안정적인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수익성 확보 전략도 구축해야 한다는 전언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ETF 시장이 200조 원 가까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마케팅 관리 비용으로 운용사들의 수익성은 지지부진한 상태다"며 "테마형 ETF나 해외파생형 등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회전율과 높은 위험성향을 개선해 ETF를 건전한 간접투자수단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