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신용대출 평균신용 930.6점신용대출 연체율, 주담대 3배 수준리스크 관리 최대과제…저신용자 연체관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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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신용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경기침체 및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연체율이 오르자 은행들이 담보가 없어 돈 떼일 위험이 큰 신용대출부터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규취급 기준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30.6점으로 지난해 같은 달(915.2점)보다 15.4점 높아졌다.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신용등급별 점수는 ▲1등급 942~1000점 ▲2등급 891~941점 ▲3등급 832~890점 ▲4등급 768~831점으로 구분되며 3등급까지를 고신용자로 분류한다. 하지만 현재 신용 1등급에 해당하지 않으면 고신용자라도 시중은행에서 사실상 대출받기가 어려워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상환 여력이 없는 차주들은 신용대출부터 갚는 추세”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고 이자 낼 여유도 있는 사람들이 신규 대출을 이용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자 부담에 빚을 상환하는 이들이 늘어난 데다 고신용자 위주로만 신규 취급이 일어나면서 신용대출 잔액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6851억원으로 전 달 대비 1조7760억원 줄어 들었다. 앞서 지난 1월과 지난해 12월에도 1조원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신용대출 잔액은 조만간 100조원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 가계의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올해 주요 과제로 삼고 있어 담보 없이 돈 빌리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0.66%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2%p, 2년 전보다 0.37%p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23%인 점을 고려하면 담보도 없는 신용대출의 연체 관리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중저신용 대출을 담당하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마저 건전성 방어를 위해 고신용자를 선호하고 있어 여유자금도 담보도 없는 서민들의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지난 달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0.195%p 올리면서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는 0.408%p 인하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저축은행도 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신용 점수 500점 이하인 저신용자들에게 중금리대출을 내준 곳은 세람·웰컴·참저축은행 3곳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