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 개회 앞서 사측과 주주측 기싸움 9시30분 임시주총 개회 예정… 10시30분 넘어 주총장 입장 완료오후 12시 기준 아직 개회 못해… 사측 "위임장 확인 필요"
  • ▲ 셀리버리 임시 주주총회장 입장을 놓고 회사 측과 소액주주 연대 측이 충돌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셀리버리 임시 주주총회장 입장을 놓고 회사 측과 소액주주 연대 측이 충돌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인 셀리버리 임시 주주총회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에 처한 주주들은 울분을 토해냈다.

    셀리버리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와이피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주주총회장을 입장하는 것에서부터 회사 측과 소액주주 연대 측이 충돌했다.

    회사 측이 소액주주들로부터 의결권 행사에 관한 위임장을 받아온 대리인을 주주총회장에 입장시키는 것에 제동을 걸자 소액주주 연대 측은 회사 측의 결정이 주주권의 정당한 행사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소액주주 연대 측은 주주들이 위임장을 제출했음에도 회사 측이 확인하지 않으면서 주주총회장 입장을 막고 있다며 회사 측에서 고용한 경호원들과도 대치했다.

    와이피센터 복도에서 회사 측과 소액주주 연대 측의 충돌이 1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건물관리인 측에서 다른 입주사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소란이 계속된다면 건물에서 퇴거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회사 측과 소액주주 연대 측은 현장에 온 주주들을 주주총회장에 입장시킨 뒤 주식 보유 및 위임장을 검수하기로 합의한 끝에 주주들의 회의장 입장이 완료됐다. 당초 9시30분에 임시 주주총회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10시30분이 넘어서야 주주들이 회의장에 입장한 것이다.
  • ▲ 일부 소액주주가 회의장 뒤편에 있는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에 모습을 드러내라고 소리치고 있다.ⓒ최영찬 기자
    ▲ 일부 소액주주가 회의장 뒤편에 있는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에 모습을 드러내라고 소리치고 있다.ⓒ최영찬 기자
    회의장에 들어온 소액주주들은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가 모습을 드러낼 것을 요구했다.

    윤주원 셀리버리 소액주주 연대 대표는 “우리들은 1년 전에 조대웅을 사랑했던 사람인데 왜 안나오냐. (조 대표가) 했던 약속 다 지켜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에 입장했지만 주주총회 개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오후 12시 현재 주주총회는 아직 개회되지 못한 상황이다.

    기다리다 지친 일부 주주는 “도대체 언제 시작하는 거냐” “개회 예정시간을 2시간이나 넘기고도 왜 아무 설명도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회사 측은 “의결권 및 위임장을 집계하고 있어서 그러니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일부 주주는 조 대표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회의장 뒤편에서 나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 ▲ 윤주원 셀리버리 소액주주 연대 대표가 임시 주주총회 개회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윤주원 셀리버리 소액주주 연대 대표가 임시 주주총회 개회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셀리버리는 2018년 국내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세포과 플랫폼 기술 TSDT 앞세워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코로나19 치료제 등을 개발하면서 한때 주가는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이전도, 임상시험 단계 진입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영업손실을 지속했고 주가도 2023년 3월23일 종가 기준 6680원까지 떨어졌다.

    외부감사인은 셀리버리의 2022년 연결·개별 재무제표에 대해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감사범위 제한·회계처리 비적정을 이유로 감사의견 비적정 의견을 내면서 지난해 3월23일부터 주식거래는 정지됐고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11일 셀리버리의 자본전액 잠식을 상장폐지 사유로 추가했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매출을 전혀 내지 못했으며 자본잠식률은 233.1%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소액주주 연대 측은 이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측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켜 회사 재무상황을 정상화하는 게 목표다. 2021년 말만 해도 셀리버리 연구원 수는 68명이었는데 지난해 3분기 15명으로 줄었고 현재 3명만 남은 상태여서 사실상 연구개발(R&D) 조직 운영은 중단된 상황이어서다.

    임시 주총에 앞서 만나 윤주원 대표는 “상장폐지 사유만 3개여서 사실상 상장폐지를 막는 게 급선무다”면서 “주주들이 이사회에 진입해 회사 운영을 어느 정도 정상화한 뒤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회사 가치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회사는 의결권 25%를 확보하지 못해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이사를 다시 선임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소액주주 연대)는 25% 이상을 확보해 소액주주 측 사람을 이사회에 들여보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셀리버리 2대주주로 비상근 경영고문으로 1개월가량 이재만씨는 조 대표가 지난 1년간 회사 정상화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정상화를 약속하며 자신을 재신임해 달라며 무릎을 꿇고 읍소하기도 했다.

    이씨는 “조 대표가 사재 20억원을 출연했다고 하지만 셀리버리에 빌려준 것이다”면서 “여전히 수억원의 한도를 보유한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시 주주총회 의장인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오후 2시경 “지금까지 의결권 위임장을 하나도 개표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오늘 임시 주주총회는 안건을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고 부결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주총장에 참여한 주주는 “개회도 하지 못한 임시주총에서 무슨 부결이냐. 불성립 된 것이지 부결이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