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미 국방부, 인텔 보조금 철회"특정업체 과도한 보조금 반발 여론전체 규모 줄고 조건도 까다로워져삼성-TSMC 포함 유력하지만 금액은 미정
  •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현장 모습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현장 모습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미국 상무부가 이르면 이달 말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에게 보조금 지급에 나설 전망이다. 인텔이 미국기업임을 앞세워 100억 달러 규모 보조금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받아주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전반적으로 쪼그라든 보조금 규모에 지급 조건도 더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반도체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과학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지급안을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조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보조금 지급 명단에 삼성전자가 오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 외에도 TSMC, 인텔 등이 이번에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부분 기업들이 앞서 기대했던 규모의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반도체과학법 예산이 한정적인데 반해 보조금을 신청한 기업들이 몰리면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요청한 보조금 규모에서 절반만 받아도 다행일 것이라는 발언까지 하면서 분위기가 위축됐다.

    지난 2022년 8월 미국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과학법에서 언급된 보조금 규모는 390억 달러 규모다. 여기에 132억 달러 연구개발 지원금이 더해져 향후 5년 간 반도체 기업들에 527억 달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삼성전자와 같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게 돌아가는 규모는 280억 달러다.

    하지만 예산의 2.5배가 넘는 보조금 신청이 들어오면서 미국 정부는 계획보다 까다롭게 보조금 지급 대상을 선정하고 기업별 지급 규모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국기업이자 100억 달러 규모 보조금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인텔도 보조금이 삭감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삼성이나 TSMC 등 외국기업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비공식 회의를 통해 인텔 애리조나 공장에 지원하려고 했던 25억 달러 보조금을 철회하고 상무부로 관련 사안을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상무부도 여기에 1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는데 무산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인텔 외에 다른 기업들이 인텔에만 과도한 보조금이 투입되는 상황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파운드리와 마이크론 등 또 다른 미국기업들도 이번에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한 상태고 인텔에만 보조금이 몰릴 것에 대비해 전방위적인 로비에 돌입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5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됐던 TSMC 보조금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도 TSMC에 버금가는 수십억 달러 수준의 보조금 지급 대상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조금 규모를 줄이는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는 상태다.

    미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눈 앞에 두고 예상보다 적은 액수를 언급하면서 기업들에게 추가 투자를 전제 조건을 내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가 투자를 예정한 기업에만 1차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후 더 큰 규모 보조금을 약속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며 170억 달러를 투입하는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투자에 나서 보조금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은 SK하이닉스도 예상보다 적어진 보조금 규모나 추가 조건 등을 고려해 미국 내 새로운 반도체 생산시설 신설 계획을 세울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