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감소에도 증가세 여전 … 최대 기록 갈아치워사교육비 총액 2020년 이후 증가세 … 오름세는 다소 둔화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43.4만원 … 전년대비 5.8% 증가수능 킬러문항 배제, 의대 진학 선호 현상 등이 영향줘
  • ▲ 이영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 이영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저출산 현상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도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총액이 27조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교육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 분석'을 발표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사교육비 총액은 2020년 코로나 이후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다만 2021년 21.0%, 2022년 10.8%가 증가한 것에 비해 지난해 증감률은 다소 둔화했다.

    학교급별 사교육비 총액은 △초등학교 12조4000억원 △중학교 7조2000억원 △고등학교 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대비 4.3%, 1.0%, 8.2% 상승했다.

    고등학교가 사교육비 총액이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지난해 전체 고교생 수가 2만여명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각각 6만여명, 2만여명 줄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4000원으로 전년대비 5.8% 증가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39만8000원, 중학교 44만9000원, 고등학교 49만1000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8%, 2.6%, 6.9% 증가했다.

    2023년 사교육 참여율은 78.5%로 나타났다. 참여율은 초등학교 86.0%, 중학교 75.4%, 고등학교 66.4% 순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학교에서 사교육 참여율이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중학교에서 사교육 참여율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2023년 7월 EBS가 중학 프리미엄을 전면 무료로 전환하면서 전체 중학생의 4분의 1에 달하는 31만명이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발표했다.

    ◇소득별·지역별 사교육비 지출 격차 여전히 높아

    가구 소득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격차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월 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는 사교육에 월 67만1000원을 쓴 반면, 300만원 미만 가구에서는 18만3000원을 쓰면서 약 3.7배의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역시급 이상 대도시 지역과 중소도시 및 읍면지역의 사교육비 격차는 1.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이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 지출로 62만8000원을 쓰면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같은 수도권인 경기가 46만9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낮은 지역은 전남으로 27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사교육 참여율 현황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84.8%)로 나타났고, 가장 낮은 곳은 전남(67.3%)이었다.

    ◇政, 사교육 경감 대책 적극 추진 … 킬러문항·의대증원 등 사교육비 부채질

    정부는 사교육에 적극 대응하고 공교육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사교육 경감 대책'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학기부터 2741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할 방침이다.

    중·고등학생에 대해서도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양질의 EBS 학습강좌를 지속 확충한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문제은행·학습관리 시스템의 기능을 고도화 해 학생 개인 맞춤형 학습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교과목 중 상대적으로 높은 사교육비 증가율을 보인 국어에 대해서는 공교육 내에서의 교육을 강화하고, 올해부터 초등학교 3학년, 중학교 1학년을 책임 교육학년으로 지정해 문해력·수리력 등에 대해 맞춤형 학습을 지원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성과계획서'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목표를 2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목표 달성에 실패한 셈이다.

    사교육비 상승을 견인한 주요 원인으로는 지난해 6월 킬러문항 배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능 출제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학부모의 불안감 등이 꼽힌다.

    이와 함께 최근 열풍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의대 진학 선호 현상도 사교육비 증액을 부채질하는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