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15일 오후 화상회의 통해 사직 여부 취합서울대·가톨릭대·울산대 등 3곳 사직서 제출 결의의료공백 최악으로 치닫나 … 전공의 떠난 자리 교수 당직으로 메워조규홍 장관 "집단행동, 국민이 이해할 수 없을 것"
  • ▲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모인 19개 의대 교수들이 15일 집단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해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19개 의대 소속 교수들로 이뤄진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7시 화상회의를 통해 각 대학 교수의 사직 여부를 취합하기로 했다.

    집단사직과 동맹휴학으로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의 스승인 의대 교수들의 판단에 이목이 집중된다. 의대 교수들은 환자를 지켜야 하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제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는 의대 3곳의 교수들이 사직을 결의하면서 의료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각 의대 교수협에서 집단으로 사직서 제출을 결의한 건 서울대·가톨릭대·울산대 등 3곳이다. 이들은 모두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아직 의대 3곳 교수들 모두 사직서 제출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전공의들이 면허정지 등으로 피해를 볼 경우 언제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사전 통지를 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나머지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둔 연세대와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오는 18일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결정한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은 이번 주 안에 비대위를 출범해 다른 대학과 협력을 강화한다.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12일 출범 당시 의대 19곳이 참여했으나, 15일 회의에서 참여하는 의대 숫자는 변동될 수도 있다고 내부 관계자가 전했다.

    19개 의대는 서울대·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제주대·원광대·인제대·한림대·아주대·단국대·경상대·충북대·한양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충남대·건국대·강원대·계명대 등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방재승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이 선출됐다.

    단체는 전공의에 대한 사법 조치와 의대생의 유급·휴학이 현재 가장 시급한 비상사태라고 주장하며 비대위를 조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여러 의대에서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경상국립대 의대 교수진도 전공의·의대생에 대한 정부의 제재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의 89.4%는 전공의나 의대생에 대한 제재가 있으면 사직서를 내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충북대 의대·충북대병원 교수들은 오는 주말 의견 수렴을 거쳐 사직 여부를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제주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 선언문을 발표한다.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면 의료 공백 사태는 최악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대학병원들은 전공의가 떠나면서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교수를 당직에 투입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로 운영 중이다.

    환자들의 불편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가령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입원 병상 가동률과 수술 건수가 30∼50% 줄었다. 비응급 수술은 일정을 미루고 응급, 중증 환자 위주로 의료진을 투입하는 실정이다.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공의와 의대생을 병원과 학교로 돌아오도록 설득해야 할 교수님들이 환자를 떠나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진심으로 전공의와 학생을 걱정한다면 환자 곁으로, 배움의 장소로 돌아오도록 설득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