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병기 하나증권 IB1부문장ECM‧DCM 본부 총괄…하나증권 전통 IB 강화 중책 맡아HD현대마린솔루션 공동주관 사활…스팩 시장서도 선두권 유지IPO 주관 전 지분 투자 적극적…올해 기업 15곳 상장 목표
  • ▲ 박병기 하나증권 IB1부문장 ⓒ정상윤 기자
    ▲ 박병기 하나증권 IB1부문장 ⓒ정상윤 기자
    하나증권은 전통 기업금융(IB)인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중 ECM 본부의 경우 기업공개(IPO)를 중심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만반의 채비를 마쳤다.

    ◆ 30여 년 IB 업무 맡은 전문가…"최근 IPO 시장 과열"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기존 IB그룹을 IB1부문과 IB2부문으로 나눴다. IB1부문 아래에는 기업금융본부와 ECM본부가 편제됐다. 사실상 부동산을 제외한 대다수 전통 IB 업무를 맡은 셈이다.

    회사의 전통 IB를 책임지는 박병기 IB1부문장(전무)은 한화투자증권에서 20년, 하나증권에서 10여 년간 IB 업무를 해온 '명실상부' 기업금융 전문가다. 특히 그간 IPO 중심의 업무를 맡아오며 기업공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박병기 부문장은 뉴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IPO 시장이 다소 과열됐다고 평가했다. 신규 상장사의 밸류에이션과 상관없이 수급이 원활히 들어오면서 지금과 같이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업의 심사 단계에서 이전보다 심사를 통과하는 일이 원활하거나 쉽지 않다고 했다. 특히 이익이 나지 않는 기술성장특례 기업들에 대한 심사는 지난해 이른바 '파두 사태' 이후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박 부문장은 "지난해 신규 상장주의 첫날 주가 변동 폭을 확대하면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자금을 넣기 시작했다"라며 "최근 상장한 회사들의 첫날 주가가 좋다 보니 가격을 높여서라도 주식을 받겠다는 분위기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에는 대형주보다는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들이 잇달아 상장하면서 기관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너도나도 주식을 받아 수익을 내는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니 밸류에이션과 관계없이 수급이 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구조는 언젠가 한계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 첫날 매우 좋지 않은 주가 흐름을 보이는 기업이 나타날 경우, 그 이후에는 분위기가 많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부문장은 "지금까지는 괜찮게 넘어왔지만, 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밸류에이션을 많이 받는 기업이 나타나 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라며 "그렇게 될 경우 지금보다 훨씬 조심하면서 수그러든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과 같이 공모주 투자가 지나치게 테마주 형태로 변질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첫날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고 터는 '단타 시장' 성향이 지속되는 데 따른 지적이다.

    박 부문장은 "기관과 일반투자자 모두 마치 테마주처럼 공모주에 투자하는 면이 있다"라며 "업종과 기업의 실제 가치는 확인하지 않고, 단순히 첫날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고 끝내려는 모습이 만연하다"라고 말했다.
  • ▲ 박병기 하나증권 IB1부문장 ⓒ정상윤 기자
    ▲ 박병기 하나증권 IB1부문장 ⓒ정상윤 기자
    ◆ "지분 투자 통해 수익 내…주관 기업 70~80% 투자"

    하나증권은 현재 올해 IPO 최대어가 될 것으로 유력한 HD현대마린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는 5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으며, 하나증권은 회사의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박 본부장은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환경 규제 수혜주로서 전 세계적으로 별로 없는 업종의 독보적인 회사"라며 "다른 선박 관련 회사들보다 고정비가 없고, 인력 부족 등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유망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적으로도 매출 성장이 굉장히 빠르고 영업이익도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으로 장점이 많은 회사"라며 "선박 사후관리 회사로서 친환경적으로도 사업을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특히 상장 주관을 맡은 기업들에 적극적인 지분 투자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좋은 기업을 찾아서 투자도 하고 상장까지 주관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win-win)' 전략이다.

    박 부문장은 "주관 계약을 맺을 때 투자하기도 하고, 주관 계약한 이후 펀딩이 있을 때 투자하기도 한다"라며 "비율로 보면 10개 기업 중 7~8곳은 직접 투자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는 과거부터 이어진 기조로, 과거 사피엔반도체, 박셀바이오, 맥스트 등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낸 경험이 있다"라며 "올해도 에이피알 상장 전 투자를 통해 좋은 실적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자율주행‧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및 항공우주, 전기차 관련 업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 업종의 경우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스팩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스팩 합병의 경우 올해 이미 2건이 상장 완료됐으며, 3개 기업이 심사 중으로 업계 선두권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 부문장은 "일반 기업 IPO만큼 뜨겁진 않지만, 공모 시장이 워낙 좋아서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매년 10여 개 기업을 상장하는데, 올해 목표는 15곳을 상장하는 것"이라며 "리그테이블의 경우 지난해 6위에서 올해 5위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