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 조건 국내 사모펀드 투자 513억원 상환 예정회사 보유 현금으로 충당 가능신약 파이프라인도 정리 계획… 상반기 IR 통해 밝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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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찬 기자
    “자회사 콘테라파마를 국내가 아닌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하겠다.”

    이우현 부광약품 대표이사(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가 22일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제6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덴마크에 위치해 있는 데다 한국인 직원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할 필요가 없다고 봐서다. 여기에 이 대표는 OCI그룹 자회사를 해외 주식시장에 11차례 상장시킨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덴마크 회사이니 덴마크에 상장시키는 게 제일 나을 수도 있고 글로벌 회사 상장이 많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주식시장 등에 상장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사모펀드와 관계 정리가 선결과제다. 콘테라파마는 2020년 국내 사모펀드로부터 국내 시장 상장을 조건으로 513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대표는 이를 상환함으로써 족쇄를 풀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재무적인 준비를 꾸준히 해 왔다”면서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말 기준 1512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재무적으로 탄탄한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파이프라인도 정리할 뜻도 내비쳤다. 신약 개발 가능성이 5%에 불과한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것은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약보다 성공가능성이 높은 개량신약과 제네릭(복제약) 개발에도 나서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부광약품에 지금 신약 후보물질이 7개쯤 있는데 다 감당하지 못한다”면서 “2개 정도에 전력투구를 하거나 1개에 전력투구를 하고 2~3개 대해서는 발만 걸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약 개발을 해서 미래가치를 높이는 것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회사는 건전하게 가야한다는 데 믿음이 있다”면서 “포트폴리오를 정리한 뒤 올 상반기 중으로 IR 기업설명회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콘테라파마가 개발 중인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신약 후보물질 ‘JM-010’에 대해서도 향후 개발 전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JM-010은 부광약품이 인수해서 임상 개발 비용까지 더하면 10년 동안 1000억원까지 들었다”면서 “임상 3상 시험은 몇 배의 더 큰 투자금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더 큰 회사와 협업을 진행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