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경쟁 VAN사와의 계약 제한 조항 및 과중한 손해배상액 부담 조항 등 시정"약 7900여개 VAN대리점 약 300만여개 신용카드가맹점 부담 완화될 것"
  •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13개 VAN사가 VAN대리점과의 계약에서 사용하는 대리점계약서 및 특약서 상 약관을 심사, 제3자와의 계약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항, 과중한 손해배상액을 부담시키는 조항 등 7개 유형에 대한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

    대상은 나이스정보통신, 금융결제원, 엔에이치엔케이씨피, 다우데이타, 한국결제네트웍스, 코밴, KIS정보통신, 케이에스넷, 섹타나인, 한국신용카드결제, 한국정보통신, 스마트로, 나이스페이먼츠다.

    공정위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소상공인 사업여건 개선을 위해 민생업종과 관련된 영세대리점 등에 대한 불공정약관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동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신용카드 VAN(Value Added Network, 부가통신망)업무란 신용카드사와 카드가맹점간에 통신망을 구축해 신용카드 결제 및 정산과정에서 신용카드 조회, 거래승인 등의 업무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총 27개의 VAN사가 영업 중이며, 이번 점검 대상인 13개 사업자의 점유율은 약 98%에 이른다.

    조사결과 심사대상 약관을 살펴보면 상당수의 VAN사들은 VAN대리점 및 그 임직원이 자신과 경쟁관계에 있는 타 VAN사와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일괄적으로 금지 또는 제한하거나, 서면 협의 또는 통지하도록 대리점의 영업활동을 제약했다. VAN사들은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해지, 손해배상, 대리점 제재 등의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을 뒀다.

    일부 VAN사의 경우 가맹점, 연대보증인, 특수관계인 등 대리점 및 임직원이 아닌 자의 행위에 대한 책임까지 대리점이 연대해 지도록 심사대상 약관에 규정했다.

    VAN대리점들은 자신이 거래하는 VAN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타 VAN사업자들 중 하나 또는 복수의 거래상대방과 거래하는 것이 일반적인 바, VAN사업자들이 이러한 거래조건을 약관에 기재한 것은 대리점의 이탈을 막고 신용카드 VAN시장 내에서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공정위는 해당 약관 조항은 대리점의 영업의 자유와 기타 거래활동을 현저히 제한하는 불공정한 약관이라고 판단했고, 이를 모두 삭제하도록 시정 조치, 대리점이 자신들의 경영상황 및 영업전략에 따라 거래상대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 ▲ ⓒ공정거래위원회
    ▲ ⓒ공정거래위원회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한 주요 불공정약관을 살펴보면, 대리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는 경우, 해지시점과 상관없이 선지급받은 지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규정해 계약이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대리점이 부담해야 하는 손해배상액이 늘어나는 문제점이 있었다.

    나아가 일부 사업자는 남은 계약기간 동안 VAN사가 신용카드사로부터 받을 수 있었을 거래수수료 상당액까지 VAN대리점에게 청구하도록 하는 약관조항을 사용했다.

    공정위는 계약 이행기간의 고려없이 손해배상액을 일률적으로 부과하도록 정한 조항은, 과다한 위약금 조항으로서 불공정약관이라고 판단해 시정을 요청했다. VAN사들은 이를 반영해 계약이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해배상액이 낮아지도록 약관 조항을 시정하고,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기대수익 청구 조항은 삭제했다.

    또한 VAN사들은 정당한 사유없이 자신에게 유리한 계약의 내용을 따르도록 강요하거나, 자신이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을 대리점에게 부담시키는 등 대리점에게 불리한 약관을 사용했다.

    약관조항은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작성해야 하지만 약관조항은 VAN사업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해 VAN대리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는 불공정한 조항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해당 조항을 시정 요청했고 VAN사업자들은 해당 조항을 삭제하거나, 당사자 간 합의로 결정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으로 불공정한 약관을 시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직권 조사에서 불명확하고 모호한 사유로 VAN사가 계약해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항변권 배제 조항, VAN사의 본사 소재지를 관할 법원으로 정해 대리점에게 소제기의 불편을 야기하는 조항, 자동으로 계약연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등 다수의 불공정 약관을 삭제하거나 수정하도록 조치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약 7900여개 VAN대리점의 피해가 예방되고 VAN사업자의 책임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하위단계에 있는 VAN대리점과 약 300만여개의 신용카드 가맹점 간 불공정계약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