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감산' 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넘어에쓰오일·GS 등 정유주·원유 ETF 수익률 ↑유가 예측 불투명, 에너지株 투자 주의도 당부
  •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원유·정유주가 들썩이고 있다. 정제마진 상승 등에 따른 정유 기업들의 호실적이 예견되면서다. 향후 국제유가가 '100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글로벌 원유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커질지 주목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정유주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에쓰오일은 전 거래일 기준 2% 오르고 있으며, GS칼텍스를 운영 중인 GS 역시 1.24% 상승 중이다. GS의 경우 올 초 최저점(3만9650원) 대비 20%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과 HD현대도 각각 5% 이상 상승했다.

    연초만 해도 저유가에 고전하던 정유주는 지정학적 긴장감이 커지며 상황이 반전됐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지난 10일 기준 배럴당 86.2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올해 초 대비 21% 급등한 수준이다.

    같은 날 북해산 브렌트유도 90.5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일에는 91.17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랜트유의 상승폭은 올 들어 18%에 달한다.

    정유주는 유가 상승기 대표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유가가 오르면 비교적 싼 값에 앞서 구매해뒀던 재고자산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주 주가는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시에 개선되는 국면에서 상승폭이 크며, 현재 그러한 구간에 진입한 상태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낙관론 속에서도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원자재시장의 '에브리싱 랠리'를 지지하고 있다"며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은 국제 유가와 금 가격의 동반 강세를 주도해 원자재 가격랠리를 연장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 주가와 함께 자연스레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주 개인투자자는 'KOSEF 미국원유에너지기업 ETF'를 15억1700만 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관련 ETF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다 올 들어 플러스로 전환됐다.

    대표적으로 'KODEX WTI원유선물(H)'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은 지난 한 주간 4%대 수익률을 올렸다. KODEX 미국S&P500에너지(합성)도 전 거래일 기준 4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고유가에 클린에너지 테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KBSTAR 글로벌원자력iSelect(6.83%)'는 이달 상승폭(6.83%)이 가장 높았다. 'ACE 원자력테마딥서치'와 'HANARO 원자력iSelect'도 3% 넘게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주요 산유국의 수출 제한 지속에 고유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치솟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하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하반기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면서도 "유가 가격을 정확히 추종하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원유 선물 ETF 상품의 장기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