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5월3일까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등 제출 요구5월 중 셀리버리 코스닥 상장폐지 여부 결정소액주주연대 "이사 해임의 소 제기해 회사 정상화 노력 인정받겠다"
  • ▲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가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 표결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셀리버리 소액주주 제공
    ▲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가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 표결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셀리버리 소액주주 제공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3조원을 상회한 셀리버리가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5만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은 회사 정상화의 마지막 불꽃을 되살려 2000억원이 넘는 잔존 투자가치라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법적 수단을 활용할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5월3일까지 셀리버리에 2022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등의 관련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거래소는 서류제출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20일 안에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하게 된다. 즉, 5월 중으로 셀리버리의 코스닥 상장 존속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업계는 셀리버리가 2022사업연도뿐만 아니라 2023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2년 연속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아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리버리는 최근 코로나19 면역염증 치료제 후보물질 ‘iCP-NI’가 일본에서 특허 등록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원 수는 2021년 말 68명에서 지난해 말 4명으로 쪼그라들었고 최근 1명만 남은 것으로 전해져 연구개발(R&D) 역량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회사 측으로부터는 이행계획서 제출 등 주식 거래 정상화 방안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상장폐지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셀리버리 소액주주들만 냉가슴을 앓고 있다.

    지난해 3월24일 매매정지일 기준 셀리버리 소액주주 5만4593명은 셀리버리가 발행한 주식의 83.62%를 보유하고 있다. 매매정지 가격(6680원) 기준 주식가치는 2048억원에 이른다. 통상 상장폐지가 확정돼 정리매매가 개시된 기업의 주식 거래가격은 매매정지 가격의 85~90% 수준에서 형성된다.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게 되면 셀리버리 주식가치는 668~1002원대로 내려앉게 된다.

    셀리버리 소액주주연대는 우선 상장폐지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를 비롯해 회사 정상화 의지가 없어 보이는 현 경영진을 해임한 뒤 소액주주연대 측 인사들이 정상화 노력에 힘써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미루겠다는 것이다.

    윤주원 셀리버리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대표이사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해임의 소를 놓고 고민하다 해임의 소를 제기했다”면서 “임시 주주총회와 정기 주주총회 모두 회사가 파행으로 진행했지만 실제로는 소액주주가 이겼다는 탄원서도 함께 제출했다”고 말했다.

    셀리버리는 2018년 11월 국내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세포투과 플랫폼 기술 TSDT를 앞세워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코로나19 치료제 등을 개발하면서 한때 주가는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자회사 셀리버리리빙헬스의 화장품 사업에 셀리버리 자금을 투입하면서 현금성 자산 대부분을 소진했다. 2021년 1164억원이 넘던 자산총액은 1년만인 2022년 434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고 2023년 말에는 77억원이 남아 2년새 약 93.4%의 자산이 증발했다.

    여기에 신약 후보물질 및 플랫폼 기술의 이전, 임상 단계 진입 등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향후 성장가능성에 대한 의문부호까지 붙으며 셀리버리의 주가는 2023년 3월23일 종가 기준 6680원까지 떨어졌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매출을 전혀 내지 못했으며 자본잠식률은 233.1%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