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AI관련 TF부터 주요 계열사에 AI 전담 조직 출범신세계그룹-현대백화점그룹, AI 관련 서비스, 기술 도입 한창성장동력 꺾인 유통업계, AI에 거는 미래성장 동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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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계에서 올해 경영에 빠지지 않는 화두는 바로 인공지능(AI)다. 최근 수년간 IT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AI의 급격한 발전은 최근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탄생과 함께 본격적인 소비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고객 응대부터 소비 동향 분석, 상품 디자인부터 개발까지 유통업계 곳곳에서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유통업계의 AI 혁명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AI 트랜스포메이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AI 디지털 전환으로 일하는 방식 바꾸고 신사업 모델 개발해 나아갑시다.”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올해 들어 유통업계 최대 화두는 바로 AI다. 주요 유통그룹 오너들이 연 초부터 신년사와 주요 사장단회의 등에서 일제히 AI를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 예년의 일상적인 ‘혁신’, ‘고객’ 같은 일상적 수식어와는 다른 비장함도 있다. 소비침체와 이커머스 플랫폼의 도전으로 전통적 유통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에서는 AI의 전환에 뒤처지면 다시는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절박함까지 감돌고 있다. 주요그룹에서는 앞다퉈 AI 관련 조직이 출범하고 연구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AI와 관련된 주요 유통그룹의 행보는 본격적이다. 지금까지 IT 기업 중심으로 개발, 도입됐던 AI 기술이 유통업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AI 관련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다. 롯데지주 AI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계열사에선 롯데쇼핑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AI 전담 조직 ‘라일락(Lotte Ai Lab Alliances&Creators)’을 통해 광고제작 자동화·AI 기반 고객 상담·데이터 플랫폼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로 사명을 변경한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월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했고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대전 종합기술원에 ‘AI 솔루션팀’을 만들었다.

    신세계그룹도 이마트 산하 AI, 데이터 기술 관련 본부를 만드는가 하면 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 서비스에 AI관련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AI가 마케팅 광고 문구를 제작해 주는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AI 관련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CJ그룹도 일찌감치 AI 연구개발에 뛰어든 곳이다. CJ그룹은 지난 2022년 AI센터를 출범하면서 그룹의 AI 관련 인프라, 데이터 통합을 시작했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CJ AI센터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CJ ENM 커머스 부문의 개인화 상품 추천을 강화하고 온스타일 앱에 내재화하는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 ▲ Adobe AI Firefly를 통해 생성한 AI 이미지.ⓒAdobe
    ▲ Adobe AI Firefly를 통해 생성한 AI 이미지.ⓒAdobe
    주요 유통그룹이 AI 개발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의 트렌드도 AI 기술의 활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품 개발은 물론 디자인, 고객상담, 제품 개발 과정부터 통역, 번역 곳곳에 AI가 활약하는 신기술 도입에 나서는 것. 그 변화의 속도도 기존 유통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에 따라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연구·개발도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IT의 영역으로만 생각돼 왔던 AI 분야가 유통사업에 접목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탄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인력과 조직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이전의 막연한 ‘유통혁신’, ‘고객 중심’ 같은 추상적 슬로건과는 분위기 차제가 다르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 등의 도전이 치열해지면서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지속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콘텐츠, 예술, 음악 등을 만들 수 있는 생성형 AI 시대의 도래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 됐다. 단순한 연산이 아니라 쉽고 효과적인 AI기술을 활용해 수 많은 가치를 창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비자와 접점에 놓인 유통업계에게 이는 향후 미래 성장동력과 직결된 문제가 됐다.

    유통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유통업계의 경쟁이 상품과 가격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AI 기술에 따른 진입장벽이 생겨날 것”이라며 “급격하게 발달하는 AI 기술을 통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해야한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