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테슬라 전기차 겨냥한 대담한 전기차 광고 캠페인 선봬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전기차 광고 시장서 피아트의 정체성 담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로 주목소비자는 물론 테슬라 측도 유쾌한 반응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도너(Doner) 대행
  • ▲ 피아트의 'Fiat 500e' 전기차 광고 캠페인. ©피아트
    ▲ 피아트의 'Fiat 500e' 전기차 광고 캠페인. ©피아트
    기술과 혁신, 지속가능성 등 다소 무겁고 진중한 키워드에 치우쳐있던 전기자동차 광고에 반기를 들고 기존의 틀을 깨는 신선하고 깜찍한 캠페인이 등장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4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최근 피아트(Fiat)의 전기차 모델인 '피아트 500e(Fiat 500e)'의 신규 캠페인 'You Say Tomato, We Say Pomodoro(당신은 토마토라 말하고, 우리는 포모도로라 말한다)'를 공개했다. 

    이 캠페인에는 광고의 주인공인 2024년형 '피아트 500e'와 함께 전기차 시장의 최대 경쟁 업체인 테슬라(Tesla)의 사이버트럭(Cybertruck)이 동시에 등장한다.

    광고는 거대한 차체를 자랑하는 테슬라 사이버트럭과 작고 깜찍한 피아트 500e의 극명한 차이를 비교하는 방식의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사람들에게 'Shock(충격)'을 줬다면 피아트 500e는 '와아(awww)' 하는 탄성을 자아내고, 사이버트릭이 '앵글(angle)'에서 영감을 받은 차라면 피아트 500e는 '앤젤(angel, 천사)'로부터 영감을 받은 차라는 유머러스한 말장난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차가 쉽고 편한 피아트 500e의 작고 실용적인 사이즈를 사이버트럭과 비교해 보여주며 "전기차란 이런 것(what an electric car should be)"이라는 슬로건으로 마무리한다.

    이 광고를 통해 피아트 500e는 사이버트럭과 극적으로 대비되는 소형차 특유의 귀여운 디자인과 일상 속에서의 실용성을 내세우면서 깜찍하고 친근한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광고의 제목인 'You Say Tomato, We Say Pomodoro'는 영어로는 토마토를 '토마토'라고 부르지만 이탈리아어로는 '포모도로'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통해 문화적 차이나 언어적 차이와 마찬가지로 관점에 따라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를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피아트 500e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결국엔 둘 다 전기차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캠페인은 피아트의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CEO)이자 스텔란티스의 글로벌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인 올리비에 프랑수아(Olivier Francois)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을 운전한 뒤 얻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프랑수아 CEO는 "사이버트럭을 운전하면서 문을 열고 닫는 작은 행동들까지도 피아트 500e와는 모두 다르다는 점이 재밌었다. 큰 차와 작은 차, 각진 디자인과 둥근 디자인 등 모든 것이 정반대였다"며 "전혀 다른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듯, 이 광고는 일부러 극단적인 차이를 강조하고 있다. 전혀 다른 두 차량의 특성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광고는 전기차에 대한 일종의 '러브레터'와 같다"며 "전기차에도 다양한 모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광고가 테슬라를 비판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 피아트의 이번 광고는 두 전기차 간 극명한 차이를 강조하는 재밌는 스토리텔링으로 입소문을 타며 단숨에 화제의 광고로 떠올랐다.

    테슬라의 수석 엔지니어인 웨스 모릴(Wes Morrill)은 "이 광고가 피아트 500e보다 사이버트럭의 홍보에 더 기여할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전하며 피아트의 광고 캠페인을 유쾌하게 언급했다.

    광고를 본 누리꾼들은 "피아트가 테슬라를 위한 무료 광고를 선물했다", "테슬라가 비밀리에 피아트의 미디어 부서를 산 게 아닐까?", "광고가 끝날 때까지 어느 브랜드의 광고인지 몰랐다", "테슬라 팬들이 바이럴 할 것을 알고 피아트가 필사적으로 만든 광고 같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끈 피아트의 똑똑하고 도발적인 광고"라고 평가하며 자발적인 바이럴을 이어가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도너(Doner)가 대행한 피아트의 이번 광고는, 기술 중심의 진지한 메시지로 가득 찬 전기차 시장에서 피아트의 정체성과 궤를 같이 하는 귀엽고 가벼운 접근 방식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이고 새로운 크리에이티비티로 평가 받는다.

    일부에서는 이 광고가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기능을 함께 부각시킴으로써 사이버트럭을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자충수를 뒀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피아트의 전기차 광고를 본 사람들은 사이버트럭과 함께 피아트 500e를 떠올리게 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 내에서 서로 다른 소비층을 겨냥한 두 브랜드의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보여줌으로써 전기차 시장의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간 모두가 비슷한 메시지를 던져 온 전기차 시장에서 피아트가 선보인 과감하고 재치있는 접근 방식은 크리에이티브 혁신 사례로도 남게 될 전망이다. 
  • ▲ 피아트의 'Fiat 500e' 전기차 광고 캠페인. ©피아트
    ▲ 피아트의 'Fiat 500e' 전기차 광고 캠페인. ©피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