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재단 대전병원과 '임금 격차' 불만 요인 2017년 '48일 파업' 악몽, 조속한 봉합 시급 봉합의 열쇠,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 몫으로 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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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대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동북부 지역 대학병원 겸 종합병원 역할을 맡은 노원을지대병원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고 있다. 전공의 공백이라는 기형적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좀체 좁혀지지 않고 있어 환자 피해가 우려된다.

    18일 을지대의료원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노원을지대병원 파업은 지난 10일부터 시작돼 일주일을 넘겼다. 양측 모두 조속한 봉합의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으나 뚜렷한 답이 도출되지 않는 실정이다.

    노원을지대병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주요 이유는 '동일 재단 내 임금 갈라치기' 때문이다. 애초에 타 사립대병원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이 숙원과제였으나 대전을지대병원과 비교해 임금 인상 폭이 현격히 낮은 것이 불화의 도화선이 됐다. 

    대전의 경우는 임금단체협상에서 3.3% 인상을 받아들었지만 노원은 1.5%를 제시받았다. 이후 조율 과정에서 2% 인상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전과 동일한 수준의 인상 폭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물론 해당 사안은 해석상 의견이 분분하다. 산하 병원이 통합된 의료원 노조가 아니어서 인상 폭이 같을 수 없다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같은 재단인데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이 지점에서 지난 2017년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임금 등 문제로 노원과 대전 노조는 48일간의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재단 내 임금 격차로 인해 노원만 파업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타 사립대병원병원과 임금 격차를 넘어 재단 내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노원을지대병원 인력, 특히 간호인력 유출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속한 협상 타결이 필요한 이유다. 

    노조 관계자는 "의료대란이 장기화하면서 간호사 역할론이 강조되는 상황이라 차별적 요인을 감내하고 버티는 것보다 높은 급여를 받고 이직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실정"이라며 "파업이 더 길어진다면 인력 유출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봉합의 열쇠는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이 쥐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노조는 유탁근 노원을지대병원장과 여러 번 면담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회장에게 직접 면담 요청을 했지만 반려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노원 노조를 포함한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는 을지재단을 찾아 "타 사립대병원과의 격차 해소 대신 동일 재단 내 격차를 벌리려는 행태를 규탄한다"며 "병원의 '진짜 사장'인 을지재단 회장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교섭 과정에서 병원의 경영과 교섭 결정권을 재단 회장이 쥐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회장이 파업사태 해결과 노조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원을지대병원은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노조가 파업에 나섰지만 병원의 정상화 그리고 을지가족 모두의 발전을 위해 맡은바 업무에 충실해야 할 중요한 때”라며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가운데 노사 간의 원만한 합의를 통한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