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원재료 유연탄 t당 254달러…전년比 14%↓국제유가 장기 하향 전망…중국 경기침체 등 영향공사비지수 3개월째 하락…업계 "내년 상반기 안정"
  • ▲ 시멘트공장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시멘트공장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건설업계 유동성위기 단초가 된 자잿값이 미약하게 나마 안정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사비 관련 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값도 동시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민·관협의체 구성 등 정책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엔 공사비가 안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낙관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1~9월 시멘트 원재료인 유연탄(원료탄) 평균가격은 1t당 254.47달러로 전년동기 295.71달러대비 13.9% 하락했다. 

    10월 2주차 기준 가격은 205.35달러로 전주대비 0.6% 올랐지만 유가하락과 중국 경기침체 여파로 장기적인 하향세가 점쳐지고 있다.

    철근 등 건설자재 원료인 철광석값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9월 평균가격은 112.14달러로 전년동기 119.32달러대비 6.0% 내렸다. 10월 2주차 가격은 105.68달러로 전주대비 2.6% 하락했다.

    철광석도 하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광해광물공단 측은 "지난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경기부양책 규모가 시장기대를 하회했다"며 "여기에 중국의 수요둔화와 재고량 증가로 가격 하방압력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잿값과 직결된 국제유가도 장기적인 하향세가 점쳐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통계를 보면 브렌트유는 지난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중동정세 악화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가 이번주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7일 기준 닷새만에 다시 상승전환했지만 내년까지 완만한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와 내년 원유 수요전망치를 낮춘데다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원재료값 하향 전망이 잇따르자 건설업계에선 공사비 안정세에 탄력이 붙을 수 전망이 나온다.

    실제 공사비 관련 지표들은 조금씩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29.71로 전월대비 0.19% 하락했다. 해당지수는 지난 6월 -0.07%, 7월 -0.12% 등 3개월 연속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핵심 건축자재인 철근가격은 2020년(6월 기준) t당 66만원에서 지난해 97만9000원으로 뛰었다가 올해 93만1000원으로 내려앉았다.

    공사비 폭등 '원흉'으로 꼽혀온 시멘트도 지난해 10월 11만2000원까지 치솟은 뒤 현재까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시멘트·철근업계와 협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일단 원재료값이 떨어진 만큼 건자잿값도 인하 요인이 충분하다"며 "자재업계 업황이 열악하다고 하나 건설업계만 희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민·관 협의체 착수회의를 개최하는 등 후방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진행된 회의엔 국토부와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 등 정부부처를 비롯해 △한국시멘트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엔 공사비가 어느정도 잡힐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가격 상승폭이 워낙 컷던 탓에 당장 체감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견건설 C사 관계자는 "공사비나 자재단가가 큰폭으로 떨어질 것 같진 않다"며 "가격이 더 오르지 않고 유지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