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여섯달째 "내수 회복 조짐"과 상반된 분석ICT 중심 견실한 수출… 소비·건설투자 부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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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최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ICT(정보통신기술) 품목에서 양호한 수출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에 제약이 있다"고 평가했다.KDI는 이날 발표한 2024년 11월 경제동향에서 이같이 밝혔다.이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언급한 내수 회복 조짐과는 다소 다른 해석이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산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설비투자와 서비스업 중심으로 완만한 내수 회복이 나타나고 있으나, 부문별로 속도 차이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내수 회복 조짐에 대한 언급은 6개월 연속 반복됐고 부문별 속도 차이가 있다는 점도 전월에 이어 두 달째 강조됐다.하지만 KDI는 "우리 수출의 높은 증가세가 기저효과 등으로 조정되면서, 건설업의 위축이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9월 전산업 생산(1.3%→1.1%)은 건설업 부진과 조업일수 감소(-1일)로 하락했다. 건설업 생산(-9.2%→-12.1%)은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업 생산(1.1%→-0.2%)은 정보통신업(1.1%→-0.7%)의 감소로 전환됐다. 운수·창고업(8.1%→3.9%)은 높은 증가세가 둔화되며 전반적인 둔화 흐름을 보였다.광공업 생산(3.8%→-1.3%)은 반도체(-3.0%), 자동차(-0.5%)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가 전년 동월에 큰 폭(33.5%)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으며, 계절조정 기준으로는 전월 대비 소폭(-0.2%) 감소했다.제조업의 회복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재고율은 하락하고 평균 가동률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계절조정 전월대비로 출하는 1.3% 증가했으며, 재고는 2.0% 감소하면서 재고율(110.3%→106.8%)이 하락했다. 평균 가동률(74.3%→73.5%)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024년 연평균(73.1%)을 상회했다.
9월 설비투자(7.5%→6.1%)는 운송장비 감소에도 반도체 관련 투자에 힘입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계류(0.6%→9.8%)는 반도체제조용장비(5.0%→51.0%)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설비투자의 높은 증가세를 견인했다.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9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전월(-9.2%)보다 감소 폭이 확대된 -12.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설기성은 계절조정 전월대비로 5개월 연속 감소하며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수주가 부진했던 건축부문(-2.8%→-3.7%)의 감소 폭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KDI는 "선행지표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에 반영되기 때문에 당분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상품 소비를 중심으로 소비는 미약한 흐름을 이어갔다. 상품 소비와 밀접한 9월 소매판매액(-1.3%→-2.2%)은 감소세를 지속했다.품목별로는 음식료품(-6.1%), 의복(-2.3%), 화장품(-10.2%)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을 보이며 감소세가 이어졌다. 또한 숙박·음식점업(0.2%→-3.0%),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3.4%→2.5%), 교육(0.0%→-1.0%) 등 소비와 밀접한 대부분의 서비스업에서 생산 증가세가 둔화됐다.
수출은 IT 품목의 높은 증가세에 힘입어 양호한 회복세를 지속했다. 10월 수출은 전월(7.5%)보다 낮은 4.6%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수출이 증가로 전환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으나, ICT 품목(28.4%)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된다.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무역수지 흑자 폭은 66억6000만 달러에서 31억7000만달러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KDI는 노동시장과 관련해 "건설업과 제조업의 고용이 위축되는 등 고용 여건이 완만하게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9월 취업자 수는 전월(12만3000명)보다 증가한 14만4000명으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 증가폭이 둔화됐다. 건설업(-8만4000명→-10만명)은 건설경기 악화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으며, 제조업(-3만5000명→-4만9000명)도 감소폭이 확대됐다.물가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으로 상승세가 둔화되며 안정세를 보였다. 10월 소비자물가는 1.3%를 기록하며 전월(1.6%)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이는 농축수산물(2.3%→1.2%)에서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됐고, 석유류(-7.6%→-10.9%)는 기저효과와 두바이유 가격 하락으로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물가 상승폭이 축소된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기조적인 물가 상승세를 반영하는 근원물가(2.0%→1.8%)는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소폭 하회하며 상승세 둔화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