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외식 시장 침체넘쳐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속 '경쟁력' 확보 나서BBQ 등 해외 진출 가속화, 더본코리아 등 소스·HMR 유통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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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연말에도 유통업계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비침체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의 전략도 변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보다는 허리띠를 졸라매거나 아예 해외 투자에 초점을 모으는 중이다. 불황 극복에 나선 유통업계 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침체된 국내 외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식자재 원가 부담과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코로나 이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다. 2022년까지 팬데믹으로 눌렸던 외식 소비가 활발히 이뤄졌으나 2023년 이후 경제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소비가 줄었다.어려운 국내 외식시장 흐름 속 프랜차이즈 비중은 2018년 15.4%에서 2023년 25.5%로 늘었는데, 브랜드 수가 늘며 포화상태가 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도태되는 브랜드도 다수다.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택한 '불황 속 생존법'은 해외 확장이다.K팝과 드라마, 웹툰까지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깊숙이 침투하며 K푸드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계속된 글로벌 펜데믹은 K푸드의 성장을 앞당겼다.가장 눈에 띄는 성장속도를 보이는 업종은 치킨, 베이커리, 분식 등이다.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해외 매장 수 증가에 집중 중인데, 치킨 선호도가 높은 미국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 수 확대에 나서고 있다.선두주자는 BBQ다. 2003년부터 해외 확장에 나선 BBQ는 현재 미국, 캐나다, 대만,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파나마 등 총 57개국에 진출해 있다. 전 세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BBQ 매장의 수는 700개 이상이다.폭발적 성장으로 BBQ는 해외서만 1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650억원 대비 약 69% 늘어난 수치다.올해도 해외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9월 인도네시아 구눙세우그룹의 계열사인 자카르타 헤리티지 라사하룸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며 인도네시아 시장 본격 진출을 알렸다.10월에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BBQ는 2007년 미국에 진출해 50개 주 중 30개 주에서 영업 중이다.bhc는 홍콩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 집중해왔는데 최근 미국·캐나다까지 진출하며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6개국에 2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해외 출점도 지속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합산 해외 매장 수는 2021년 767곳에서 24년 1040곳으로 증가했다.국내 베이커리 1위인 SPC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는 해외 12개국에 진출해 6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만 해외 매장에서 약 6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10월 초에는 태국, 브루나이,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3개국에 추가로 진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올해 말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글로벌 할랄 인증 공장을 건립하는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CJ푸드빌 뚜레쥬르의 해외 매장 수는 2021년 337곳에서 올해 8월 460개로 늘었는데, 특히 북미와 동남아시아에 집중하고 있다.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1696억원에 달한다.뚜레쥬르는 2025년 미국 조지아 생산공장 완공 후 2030년까지 1000호점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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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브랜드력을 기반한 소스, HMR 등으로 승부하는 브랜드도 있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진 고유의 맛과 브랜드력에 기반해 새로운 형태의 먹거리를 유통하며 매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경우 '백쿡'이라는 종합식품브랜드를 통해 HMR 제품 및 소스 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다.만능요리액젓부터 된장, 간장소스, 떡볶이 양념 등 다양한 소스류 제품을 판매 중이다. '백종원 치킨 스테이크 밀키트', '본가 소갈비찜' 등 간편식도 판다.더본코리아의 유통 매출은 2020년 80억원에서 2023년 458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유통 사업부 매출 비중을 2023년 11%에서 향후 50%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이밖에 분식 프랜차이즈에서는 죠스떡볶이, 바르다김선생 등이 HMR을 선보이며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는 교촌에프앤비가 '레드갈릭소스' 등의 국내외 유통을 확대 중이다.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외식 프랜차이즈의 해외 확장에 따른 글로벌 소스류 매출 성장이 전망된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집밥 수요와 한류 인기 등으로 2019년 소스류가 첫 무역흑자를 달성한 후 2020년 수출액 3억 달러를 돌파,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소스류 수출 금액은 2023년 3억8000달러로 4년 동안 10.3% 신장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불닭, 불고기 소스 등 양념소스류 수출액이 2억4100만 달러를 달성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한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평균 존속기간은 불과 3년"이라며 "규모 있는 프랜차이즈들은 단순히 맛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외식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높여 오래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해외 확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