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일제 상승에도 코스피·코스닥 동반 하락트럼프發 강달러 현상 심화…수출 기업 피해 우려업종별 차별화 전개…“정책 수혜·피해주 구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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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글로벌 최대 정치·경제 이벤트인 미국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들의 증시는 일제히 강세를 나타낸 반면 코스피는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있어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10시 20분 기준 전장(2563.51)보다 9.28포인트(0.36%) 내린 2554.23에 거래되고 있다. 연일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가 53억원, 개인이 213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222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는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전 거래일(743.31) 대비 13.77포인트(1.85%) 하락한 729.54를 기록 중이다.

    반면 전일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는 일제히 급등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508.05포인트(3.57%) 급등한 4만3729.93으로 마감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53%, 2.95%씩 올랐다.

    주변국인 일본의 경우에도 니케이225 지수가 전일 2.61% 상승한 데 이어 이날 장 초반 0.72%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전날 치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영향이다. 이에 국내 금융시장은 주식, 채권, 통화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펼쳐지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강(强)달러 현상이 국내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8원 오른 1402원에 출발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5선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10~20% 보편적 기본 관세, 법인·소득세율 감세 등을 내세웠는데, 이가 현실화하면 재정적자를 막기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 인플레이션 심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으로 이어져 달러 강세를 부추기게 된다.

    이에 제조·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 당선 시 글로벌 관세정책을 실행할 경우 한국의 총수출액은 최대 448억달러 감소하고 실질 GDP는 –0.67~0.24% 변화할 것”이라며 “미국이 관세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견제를 위한 공급망 재편정책을 강화해 공급망 블록화가 진행될 경우 한국의 후생은 –1.37~0.30%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경제·지정학적으로 한국에 리스크임을 부정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한국증시는 언더퍼폼이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트럼프의 부양·압박 순서, 중국의 대응 부양책 등이 증시 강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 업종별로도 차별화가 나타났다. LS증권에 따르면 조선, 원전, 헬스케어 등 당장 미국의 니즈에 부합하거나 중국 규제에 따른 반사 수혜 기대감이 존재하는 영역은 안전했지만, 자동차, 철강, 화장품 등의 섹터는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기대감보다 자국 보호·무역규제, 보편관세에 대한 우려감이 우위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 친환경 정책 중 하나인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축소 우려가 제기되며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등 이차전지, 친환경 에너지 업종의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혜·피해 업종을 구분해 차별화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트럼프 당선으로 친환경 정책이 후퇴함에 따라 2차전지, 소재, 태양광업종 등은 업황 악화 가능성이 있다”며 “철강 업종은 보편적 관세 부과에 따른 대미 통상환경 저하 외에도 중국제품에 대한 60% 관세 부과로 중국의 과잉생산 물량이 아시아 시장에 저가로 유입되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으며 타이어업종도 보편적 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반면 방산업종은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 무기 수출 규제 완화로 국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의 해외 분쟁 개입 축소가 예상되는 점은 각자도생해야 하는 동유럽 등 글로벌 방산 수요를 확대시킴으로써 우호적 환경 조성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업종도 장기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해상 물동량 감소로 연결된다면 선박 수요 둔화 가능성이 우려되지만, 이보다는 화석연료 투자 확대로 LNG선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호적 환경이 전개되는 측면이 보다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부임 전까지 바이오, 조선, 방산, 기계 등 정책 불확실성에서 자유롭거나 국내 고유 이슈(밸류업)로 움직이는 섹터가 선전할 것”이라며 “트럼프 2.0 시대 수혜주 여부는 대중국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 유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