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업체 70% 중소기업 … 타 플랫폼 대비 수수료 높아'최혜대우' 강요 경험 있다는 소상공인 96.9%정산주기 51일 이상 응답도 유일하게 두 자릿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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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배송과 편리함의 상징이 된 쿠팡. 연 매출 40조원을 넘는 국내 유통 공룡으로 성장했지만 그 확장 뒤에는 구조적 문제가 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데일리는 쿠팡의 지배구조, 위기관리 능력, 시장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쿠팡 경영 해부 기획을 통해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쟁점들을 면밀히 짚어본다. [편집자주]

    쿠팡이 자사와 거래하는 중소기업들로부터 받는 비용이 다른 플랫폼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인 유통 채널과는 달리 입점업체의 70%가 중소기업인 만큼, 과도한 수수료라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 중소기업 ‘상생’ 외치지만 … 실 체감은 ‘글세’

    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쿠팡을 주거래 쇼핑몰로 삼은 중소기업 162개사의 지급 비용은 매출액의 평균 20.6%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인 690개사의 평균 비율인 18.8%보다 1.8%P 높은 수치다.

    쿠팡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항목은 판매수수료가 5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물류비(29%), 광고비(19.8%) 순이었다. 실제로 쿠팡의 중개 거래 판매 수수료율은 14.21%로 전체 평균인 13.82% 대비 높았다.

    또 정산대금을 받기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51일 이상 걸린다는 응답이 34%나 됐다. 쿠팡을 제외한 다른 대상 플랫폼의 경우 51일 이상 걸린다는 응답률은 한 자릿수였다.

    쿠팡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체감 매출액도 크게 늘지 않았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이 늘어났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에는 5점 척도 기준 평균 점수가 3.64점으로 비교 6개사 중 5위에 그쳤다.

    주거래 쇼핑몰과의 부공정거래 및 부당행위 경험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쿠팡을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의 34.6%가 경험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조사대상 플랫폼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불필요한 광고나 부가서비스를 강요했다는 질문에 95.1%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회사가 상품을 부당하게 반품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79.6%나 됐다.  판매촉진비용이나 거래 중 발생한 손해를 부당하게 전가했다는 응답도 86.4%였다.

    다른 유통 채널과 동등하거나 유리한 조건으로 변경을 요구하는 ‘최혜대우’ 요구에 대해 경험했다는 응답도 96.9%였다. 
     
    이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설정하거나 변경했다는 응답도 90.7%,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납품을 요구했다는 응답도 92.6%였다.

    정산관련 제도개선 체감도 역시 5점 기준 3.33점으로 비교업체들 중 가장 낮았다.

    중소기업 제품을 밀어주는 것도 아니었다. 쿠팡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어 같은 내용으로 검찰에 기소돼 12월 12일 공판을 앞두고 있다.

    쿠팡은 일부 PB상품이나 직매입 상품을 상위 노출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소비자가 오인했다는 객관적 정황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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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에서도 도마에 오른 정산주기

    쿠팡의 중소기업 대상 정산대금 지불 지연은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10월 14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쿠팡이 입점업체에 대한 납품 정산을 지연해 상대적으로 상당한 시간을 여기에 쏟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 유통업자의 판매대금 정산 주기를 최대 60일로 규정하고 있지만, 현재 이커머스 플랫폼은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을 임의 적용해 입점업체에 60일내에서 판매대금을 정산하고 있는데, 경쟁 플랫폼의 주기보다 길어 협력업체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박 의원은 “네이버쇼핑이 구매 확정 후 최대 9일, 공영홈쇼핑은 10일 단위로 정산이 이뤄지는 데 반해 쿠팡의 정산 주기는 최대 63일, 직매입의 경우에도 최대 60일에 달한다”면서 “중소상공인들과 쿠팡 입점업체들이 폐쇄적인 쿠팡이라는 가시덩굴에 갇혀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물건은 로켓배송으로 하루 만에 오는데 대금은 두 달이나 걸리면 영세업자들은 얼마나 힘들겠냐”고 강조했다.

    이에 박대준 쿠팡 대표는 “결제 기간 단축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