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A, 88년 출범 완성차 5개사 회원사 둔 사단법인완성차 업계 대변인 역할 … 회장 연봉 3억 안팎 알려져정몽규 등 완성차 대표가 맡다 산업부 관료 출신들이 장악
  • ▲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 ⓒ뉴스핌
    ▲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 ⓒ뉴스핌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 인선을 두고 인사 청탁성 연락을 취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인사 청탁 대상이 된 KAMA 회장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진석 의원이 전일 국회 본회의 도중 김 비서관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같은 대학 출신의 홍성범 전 KAMA 본부장을 차기 KAMA 회장 자리에 추천해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일부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문 의원은 김 비서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홍성범은) 우리 중앙대 후배고 대통령·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도 해서 회장하는 데 자격은 되는 것 같은데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고 했다.

    이어 "너도 알고 있는 홍성범이다.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 줘"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비서관은 "넵 형님, 제가 (강)훈식이형이랑 (김)현지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했다. 여기서 '훈식이형'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현지누나'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사 청탁 대상이 된 KAMA는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한국GM·KG모빌리티)를 회원사를 둔 사단법인으로 지난 1988년 출범했다. 주로 완성차 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당초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2023년 미래차 산업 전환 트렌드에 맞춰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로 이름을 바꿨다.

    창립 초부터 2010년 이전까지는 회원사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직을 맡았다. 김선홍 전 기아자동차 사장(초대·1988~1991),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3대·1993~1995) 정몽규 전 현대자동차 회장(5대·1997~1999), 김동진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11대·2003~2005)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2011년경부터는 산업자원부 1급 이상 경력을 가진 인물이 맡아 산업부 관료 출신의 자리로 굳어졌다. 회장의 연봉은 약 3억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에 각종 자동차 관련 정책 제도를 건의하고 이견을 조율해야 하는 만큼, 자동차 산업을 다루는 산업부 출신이 수장을 맡는 걸 회원사들이 선호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치권 인사가 KMMA 회장을 한 사례는 없었다.

    실제 16대 회장을 역임한 김용근 전 회장은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을 지냈고, 정만기 전 회장은 산업부 1차관을 거쳤다.

    지난 10월 임기가 만료된 강남훈 전 회장도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 산업부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 등을 역임한 산업부 정통 관료 출신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직 산업부 관료 출신 사이에서 KAMA 회장직은 선호도가 높은 자리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1급 실장이나 차관을 마친 후 옮겨가는 산업부 유관기관 중에서는 부회장급 자리가 많지만, KAMA에선 회장 직함을 달 수 있어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당초 KAMA 회장은 회원사 이사회에서 추천받아 선출되는 게 원칙이나, 내부 출신이 회장을 맡을 경우 협회 위상과 대관 영향력이 떨어질 수 있어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통령실은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진 김 비서관에게 '엄중 경고'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부정확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전달한 내부 직원에 대해 공직 기강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했음을 알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