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사업 경쟁입찰 … HD현대重 vs 한화오션방사청, HD현대중공업 보안감점 연장 여부 판단HD현대중공업, 감점 연장 결정 시 이의 제기 가능성
  • ▲ 한국형 차기 구축함 조감도(KDDX) ⓒHD현대중공업
    ▲ 한국형 차기 구축함 조감도(KDDX) ⓒHD현대중공업
    약 8조원 규모인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이 경쟁입찰로 전환되면서 HD현대중공업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 보안감점으로 한화오션에 밀렸던 호위함 수주전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사업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HD현대중공업에 적용된 보안감점의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해당 감점은 올해 11월 19일로 종료됐지만 이를 1년 추가 연장할지를 두고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의 통보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감점 기간이 연장될 경우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직원들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개념설계 자료를 촬영·유출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1.8점의 보안감점을 받았다. 해당 감점은 2022년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3년간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방사청은 2023년 추가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이를 별도 사안으로 보고 내년 말까지 감점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이다.

    HD현대중공업으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통상적으로 기본설계를 맡은 사업자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단계까지 수의계약으로 이어가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그 기회를 박탈당한 셈이기 때문이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 → 기본설계 →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이 경쟁입찰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미 감점 1.8점을 적용받으면서 앞서 2023년 진행된 약 8000억 규모의 호위함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에 0.1점 차로 패배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방사청은 해군 차기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100점 만점에 한화오션의 평가 점수는 91.8855점으로 HD현대중공업(91.7433점)보다 0.1422점 높았다. 기술 점수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앞섰지만, 감점이 반영되면서 최종 결과가 뒤집혔다.

    한화오션 역시 이번 수주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KDDX 사업에서 개념설계를 맡았지만, 7조8000억원 규모의 이번 사업에서 핵심은 경쟁입찰로 진행되는 선도함 건조 물량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방사청은 내년 1분기 중 KDDX 사업을 상정해 입찰 공고와 제안서 평가를 진행한 뒤, 내년 말까지 최종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양사는 경쟁입찰 평가 항목에 따라 전략을 다듬으며 총력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보안감점 적용 여부가 수주 결과를 가를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에 대한 감점 기간을 연장할 경우, HD현대중공업은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호위함 수주 결과에 HD현대중공업은 ‘과도한 감점’이라며 법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각각 가처분 신청과 고충민원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 이의제기 시 사업 일정이 지연될 우려가 나오는것과 관련, 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이 이를 감안해 일정을 계획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당초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후 2024년 7월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던 KDDX은 예상보다 1년 6개월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