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4대강 '야전사령관' 김철문 사업지원국장“공무원 설렁설렁 하면, 현장은 대충대충”“4대강 마무리?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
  • "4대강 반대뉴스 안보이는 날 이상"

     

    “지금 마무리 하는 분위기라고요? 진짜 ‘싸움’ ‘전투’는 이제부터예요.”
    일주일이면 3일은 현장을 누비는 4대강추진본부 김철문국장은 대뜸 ‘마무리’ 분위기라는 말에 불끈 목소리부터 높였다.
    4대강사업 ‘토목분야공사’가 종반을 향하고 수변환경 조성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장 점검에 한창인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심명필 4대강추진본부장이 지휘관이라면, ‘야전사령관’격인 김철문 사업지원국장은 요즘 가장 바쁜 실무자다.

    ‘지금부터 진짜 싸움'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4대강을 그냥 토목공사라고 하면 지금부터 설렁설렁 할 수 있고, 지금 공무원이 제대로 점검 안하면 현장은 반드시 대충대충 하게 돼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없다”는 뜻이다.
    “내 집 정원 가꾸듯 공사현장이 움직이게 하려면 감독 공무원이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철문 국장으로부터 현장 소식을 들어봤다.

  • ▲ 김철문 4대강추진본부 사업지원국장이 최근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여주 삼합리섬 인근 합수머리에서 “두 강이 만나 수압이 높아지는 부분의 제방을 보강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김철문 4대강추진본부 사업지원국장이 최근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여주 삼합리섬 인근 합수머리에서 “두 강이 만나 수압이 높아지는 부분의 제방을 보강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설계대로 진행되는데 현장점검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대규모 사업에서 준공이 가까워지면 ‘문제만 안 생기면 된다’거나, ‘좋은 게 좋은 거다’ 하는 식의 풍조가 생기게 된다. 수십년 공사현장 경험을 보면 감독 공무원이 소홀하면 현장에선 반드시 그런 풍조가 생겼다.
    공무원들이 먼저 “4대강은 내집”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일하는 사람들도 내집 가꾸듯하게 할 수 있다. 공무원이 설렁설렁하면 현장은 반드시 대충대충 한다. 감시카메라처럼 사업구간 3000km를 감시할 것이다.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시작한 것 우리가 마무리한다’는 사명감으로 점검하고 다그칠 것이다.
    마무리가 특히 중요하다는 실례가 있다. 지방 국토청에 있을 때다. 교량을 건설 공사 때 스틸박스를 쓴다. 겉보기엔 거의 완공된 것처럼 보이지만 나사 몇 개만 잘못되면 재앙이 닥칠 수 있다. 불시에 점검 나가 문제가 있는 스틸박스 7개나 뜯어내게 만들었다. 그 뒤로는 다른 현장에서도 아주 사소해보이는 것까지 제대로 시공하게 됐다. 세금으로 하는 사업은 내집처럼 해야한다. 하천을 자기집 정원 개울이라고 생각하면 설렁설렁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반대하던 환경단체도 고맙다"

     

    -초기에 반대가 심했던 환경단체엔 지금도 언짢게 생각하나?

    요즘엔 매일 나오던 부정적인 보도가 없는 날이 이상할 정도다. 얼마 전까지 무조건 반대 소리엔 기분이 안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조심하게 됐다. 그래서 환경단체에 고마운 마음도 갖는다. 다만 정치적으로 반대하고, 4대강사업을 핑계로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잘못이다. 환경을 걱정하는 마음은 잘 이해한다. 이제는 4대강 완성을 잘하도록 성원해 달라.


    -4대강변 나무심기가 한창이다. 제방에 해가 없나?
    “그동안 제방엔 나무를 못 심었다. 제방이 1:2정도로 급하고 좁을 경우 나무를 심으면 제방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1:5, 1:10으로 아주 완만한 경사로 보강한 ‘슈퍼제방’은 무너질 염려가 없다.
    또 하나는 경관을 위해서다. 하천 수질이 좋아질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수질은 모든 국민은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대부분 국민은 기차타고 버스타고 다니며 강을 본다. 강가를 가도 수질이 좋아졌다는 것보다 ‘변한 풍경’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제방 숲을 강조하는 이유다.

    강 옆에 사는 사람들은 재해예방, 수질이 더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들에겐 풍경이 먼저다. 풍경이 이 좋아지면 오지 말라고 해도 국민들이나 외국인들이 강가를 찾아올 것이다.

    하천 선진국 독일의 도시에도 하천변 숲이 거의 원시림처럼 울창하다. 주민들이 휴일마다 가득 찬다. 되살아난 강가에 숲도 울창해지면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자원이 될 것이다.”

     

    -어떤 수종을 심나?

    “강 마다 특색을 줄 예정이다. 양산엔 매화가 특산이다. 낙동강 양산엔 매화나무, 낙동강 하구언쪽으론 동백을 심으면 좋을 것이다. 금강은 벚꽃길이 생긴다. 12월엔 동백숲이 수km, 1~2월엔 매화길, 3~4월엔 벚꽃길, 5~6월엔 백일동안 꽃이 핀다는 배롱나무, 7, 8월엔 짙은 녹음, 가을엔 단풍이다. 1년내내 절경이 펼쳐진다.
    대규모인 ‘슈퍼제방’엔 느티나무 벚꽃길 생길 것이다. ‘벚꽃길 10리’는 들어봤지만 ‘100리길’ 들어봤나? 꽃길이 장관을 이룰 것이다. 철마다 다른 강을 찾아가면 모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재해도 자연그대로? 쓰나미 왔다고 그냥 두나?"

     

    -지금도 일부 종교단체가 계속 “4대강 중단”을 외친다.
    "자연그대로 두자는 주장인 것으로 안다. 강은 인간이 산업과 과정에 오염시켰다. 아무리 좋은 집도 40~50년 살면 리모델링해야 한다. 고치고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망가뜨려놓은 걸 그냥 두자는 게 말이 되냐?
    일본에 쓰나미 닥치는 것 텔레비전으로 봤다. 마을이 다 물에 잠겼다. 손 쓸 수 없는 자연재해라고 그냥 두나. 그 나라 사람들 또 재건할 것이다. 쓰나미 대비해 제방도 손볼 것이다. 복구도 한다. 자연이 한 것이라고 손 안대나?
    인간이기 때문에 구슬땀 흘려 고치고 쓸고 닦고 하는 것이다. 모든 걸 자연에 맡기자면 강가에 살면 안 된다. 개미도 땅속에 집을 만들면서 자연을 개척하지 않나? 인간이기 때문에 자연을 개척하고 극복하는 것이다."

     

    -일시에 사업을 한 것이 잘못이라는 주장은 지금도 나온다.
    "못먹고 못입던 시절 굶주림 면하려고 경제발전 시키다 강이 오염된 것이다. 어느 강 한곳만 했는데, 아직 하지 않은 곳에 수재 나면 누가 책임지나? 4대강은 전국 방방곡곡 연결돼 있다. 경제효과도 고루 미친다. 글로벌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벗어난 것도 한국형 뉴딜정책 4대강 사업 덕분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하천 재해예방 사업은 한번에 하는 것이 상식이다."

     

    -쓰레기 치우기는 잘 돼가나?
    "4대강의 생태살리기는 기본이지만 더불어 쓰레기 치우기에 대해선 사람들의 관심이 적다. 쓰레기는 많게는 200만톤, 적어도 100만톤 이상이다. 앞으로도 더 나올 수 있다. 강을 정비하면서 이참에 강 청소도 확실하게 한다. 4대강 살리기는 이수, 치수, 환경, 좋은 경관을 만들어 1석4조, 5조 효과지만 여기에 대청소까지 더해진다. 그동안 산업화시대를 지나며 강을 많이 써 먹고 고생시켰다. 이제는 강을 되살려줘야 한다. 사업 후반부엔 하천 대청소도 중요한 일이 된다."

  • ▲ 김철문 4대강추진본부 사업지원국장이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서 자전거길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 김철문 4대강추진본부 사업지원국장이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서 자전거길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현장관계자들은 벌써 물이 깨끗해졌다는 소리를 하던데.
    "눈에 띄게 수질이 좋아진 것은 동네사람들이나 공사 관계자들은 다 안다. 낙동강 함안 창녕지역에서도 내수면 어업을 하는 사람들이 물고기가 엄청 늘었다는 말을 한다. 여주 지방도 마찬가지다. 한강 여주의 어부들도 그런 반응이 많다. 동네 사람들은 한결같이 물이 좋아진 게 눈으로 확인된다고 칭찬이다. 물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물고기도 늘어난 게 확연하다. 앞으로 과학적으로 조사해도 물이 깨끗해진 것으로 나올 것이다.

     

    "10리 벚꽃길 있지만 '100리 벚꽃길' 들어봤나"

     

    -후반부 점검대상은 무엇이 또 있을까?
    "토목, 건축관련 산업은 원청과 하도급간에 갈등도 자주 생긴다. 일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로 업체간에 일어난 갈등이 사업 전체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 업체 일이지만 그런 세밀한 부분까지 점검하고 있다.
    또 사소한 곳 점검도 중요하다. 공원 멋지게 해놨는데, 주차장 마무리가 안 되거나, 진입도로 구조가 잘못됐거나 하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각종 안내판 설치, 안전표지판 점검 찾아보면 점검할 게 셀 수 없이 많다."

     

    -최근에 조명전문가 자문을 받았다. 전문가의 평가는 어떤가.

    호주 전문가 타메즈씨 등이 참여한 조사보고서는 곧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 전문가와 외국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설계를 할 것이다. 외국 전문가도 한국의 엄청난 강 복원사업을 보고 놀랐다. 지도자의 열정과 의지와 추진력이 없으면 안됐을 것이라며 놀라워하더라. 그러면서 어떻게 어마어마한 사업을 금방 할 수 있냐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한번 수해 나면 국가 예산의 10%가 날아가기도 한다. 농민들은 타들어가는 걸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한다. 여름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비가 몽땅 바다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고 수자원을 얻기 위해서 무엇보다 시급히 해야 할 사업”이라고 했더니 감탄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