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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결핵제 치료 후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자가포식’ 현상이 결핵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특히 지금까지 명확하지 않았던 주요 항결핵제에 의한 결핵균 사멸 원리를 밝혀냄으로써 난치성 결핵을 비롯한 병원성 미생물 질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조은경 교수(45)가 주도한 연구팀은 항결핵제 치료 후 활성산소(ROS)의 신호를 받아 세포 내에서 자가포식 현상이 일어나면 결핵균이 사멸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자가포식(Autophagy)은 ‘자기 살을 먹는다는 뜻’으로 영양분이 결핍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물체가 생존을 위해 보이는 생명현상으로 인체 질환의 병인과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자가포식 과정이 항결핵제를 처리한 세포 안에서 일어나며, 만약 자가포식 활성을 차단하면 항결핵제가 결핵균을 제대로 죽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앞서 연구팀은 2009년 ‘햇빛(활성형 비타민D)’이 자가포식을 증가시켜 난치성 결핵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그 후속연구로 햇빛뿐만 아니라 항균제 치료에서도 자가포식이 치료효과를 높인다는 점을 처음 확인한 사례로 의미가 크다.
결핵은 흔히 후진국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해마다 국내서 발생하는 전염병의 70% 이상이 결핵일 정도로 대표적인 감연질환이며 지난 한해 사망자 수만 3천명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결핵 사망률 1위 역시 한국이다. 최근에는 과도한 다이어트와 영양불균형으로 청소년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800만~900만 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며, 해마다 200만 명이 결핵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은경 교수는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초기 결핵 치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가포식 기능의 활성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난치성 결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신개념 항결핵제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논문은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Cell의 자매지 ‘Cell Host & Microbe'지 5월호에 실렸다.